“불매운동 장기화땐 우리도 피해자” 불안한 도내 낙농가 남양유업 사태 촉각
편의점ㆍ자영업자 중심 불매선언에 원유납품 농가들 ‘노심초사’
“제품 안 팔린다고 쿼터제 부활될라… 하루빨리 사태 진화를”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남양유업에 원유를 납품 중인 경기지역 낙농가들이 행여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
9일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한국시민사회연합회 등 150여개 시민사회·직능·자영업 단체는 남양유업 피해자가 만족할만한 보상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오는 20일부터 남양유업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국편의점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 지난 8일 불매운동을 선언한데 이어 600만 자영업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설 경우 남양유업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현재 남양유업과 원유생산계약을 맺은 농가는 수원·화성·오산 관내에만 20여곳으로, 농가들은 남양유업 불매운동이 장기화되면 결국 피해가 생산자에까지 전가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농가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남양유업이 올 연말까지 실시하지 않겠다고 했던 쿼터제를 다시 도입하게 되는 것이다.
상당수 유가공업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쿼터제는 농가가 업체에 납품할 수 있는 일정량을 정해놓는 것으로, 만약 업체들이 경영상의 문제로 쿼터를 줄이게 되면 줄인 만큼의 양은 제값을 받지 못 하고 반값에 넘길 수밖에 없다.
화성시 양감면에서 100여마리의 젖소를 키우며 매일 1t의 원유를 생산해 남양유업에 납품하고 있는 A씨(57)는 “건초값은 계속 오르고 요즘 날도 더워져 팬을 돌리느라 생산비도 겨우 건질 정도인데 이런 일까지 터져 걱정스럽다”며 “다른 업체로 옮기고 싶어도 엄청난 위약금을 물기 전에는 옮길 수도 없다”고 한숨지었다.
화성시 팔탄면의 남양유업 계약농가 B씨(65)도 “경기가 안 좋아 우유 소비도 줄고 있는데 남양유업이 제품이 안 팔린다고 쿼터제라도 하게 되면 우리 손해는 불보듯 뻔하다”며 “남양유업이 진정성 있는 대책을 세워 빨리 사태가 수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우유는 제품 특성상 그날 그날 소비가 돼야 하는데 불매운동이 계속된다면 농가들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협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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