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등 세계 유수의 정보통신 업체들이 다수 주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창업 아이템을 찾는데 매년 보통 150여 개 후보사업 중 철저한 내부 비즈니스 모델 평가를 거쳐 최종 10여 개를 선정한다. 창업 제안자의 사업수완능력도 평가해 부적합하다 판단되는 경우 별도 전문 CEO를 알선해 준다. 투자펀드 회사도 자체적으로 두고 있어 일단 회사가 설립되면 사업계획에 따라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지체 없이 투입한다. 그리고 2~3년의 집중 보육을 거쳐 M&A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대 화두는 창조경제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은 창업이고, 창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얼마 전 정부가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창업자금 조달구조를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했다. 엔젤 투자 및 M&A 활성화, 코넥스 신설, 일반국민의 소액투자도 가능케 하는 클라우드 펀딩, 코스닥 독립성 강화 등을 주요 골자로, 주로 창업-성장-회수-재투자^재도전의 전 과정에서 자금의 원활한 흐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벤처업계는 물론 전문가 대부분이 일단 반기는 목소리다.
하지만 창업 장애요인은 비단 자금 병목현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창업의 씨앗인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이 풍부해야 한다. 좋은 아이디어나 기술이라도 창업 아이템으로서 바람직한지, 소위 비즈니스 모델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비즈니스 모델로 적합하더라도 사업화를 추진할 사람이 전문 CEO로서 충분한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전제하에서 필요한 자금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창업 생태계의 필요충분 조건이 완결되고 창업이 활발하게 꽃피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에 의하면 투자를 원하더라도 투자할 만한 좋은 기업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부동산경기 침체, 저금리 기조, 주식시장의 불투명 등 경제 여건 감안할 때 투자처를 찾은 유동자금은 매우 풍부하단다. 좋은 기술만 있다면 외국의 벤처캐피탈이나 외국기업과 손잡고 나갈 수도 있다.
사업화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없다는데 문제의 본질이 있다. 융자 중심인 우리의 창업자금 조달구조 역시 기술가치 평가, 비즈니스 모델 평가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기법이 아직 정착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의 가치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족도 문제다. 사업계획을 사전에 치밀하고 실효성 있게 마련해야 하고 인력채용은 물론 세무, 회계, 구매, 시설투자, 필요한 자금의 적기 동원, 판로개척, M&A 혹은 상장을 통한 자금회수 등 고도의 전문성과 경험을 요한다. 몇 개월의 강의만으론 결코 충분하지 않다.
우수한 아이디어^기술-비즈니스 모델 평가-전문 CEO의 연결고리가 먼저 단절없이 작동하는 창업생태계를 만들자.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창업. 벤처자금이 막힘없이 원활하게 흐르게 하자.
문유현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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