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이 확 바뀌고 있다. 지하철 7호선 개통으로 보다 더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으며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둘레길도 만들어졌다. 또한 불법주차 차량과 불법 적치물로 몸살을 앓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하부 공간은 생활체육공간으로 변신했다. 이와 함께 문화도시 부천이 자랑하는 우수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교육에 활용, 학생들의 창의적 상상력 및 감수성을 함양하는 부천아트밸리사업은 시행 2년 만에 자리를 잡았다.
회사원 김형건씨(부천시 원미구 중2동)는 지하철 7호선 개통으로 퇴근길이 1시간 빨라져 생활의 여유를 누리게 됐다. 김씨는 7호선 개통 전까지만 해도 회사 통근버스를 타고 송내역까지 와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2시간30분의 지루한 퇴근길 여정을 보내왔다. 늘상 집에 오면 곧바로 골아떨어지기 일쑤였지만 이젠 퇴근 후 남는 시간이 생겼다.
김씨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면 교통비가 많이 들고, 회사 통근버스를 타면 2시간30분이 넘게 걸렸다. 7호선 개통 후로는 퇴근시간이 1시간 줄어 집에 일찍 들어오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남는 시간에 운동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하철 7호선 개통은 부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시민들의 출·퇴근길이 편해졌다. 개통 당시에는 하루 평균 8만1천명의 이용객에서 현재 10만300여명으로 18%나 증가했다. 이는 ‘콩나물시루’와 같던 경인전철의 교통 분산 효과도 가져왔으며 쇼핑도 편리해졌다. 이젠 지하철만 타면 인천에서 강남까지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7호선의 효과는 주변 지가 상승도 이끌었다. 2013년 개별공시지가 심의 결과 지하철 역세권 땅값이 7.9% 올랐다. 지하철 7호선 개통으로 전 지역이 교통의 편리성과 접근성이 좋아져 역세권을 비롯해 인근 지가가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길홍렬 부동산공인중개사는 “전에는 이 지역이 중동신도시에서도 외곽이여서 다른 지역 아파트에 비해 3.3㎡당 2~3천만원이 낮았는데 지금은 차이가 없다. 7호선 개통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며 “중동 위브더스테이트를 비롯한 인근 상가단지의 공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천시는 지하철 7호선 개통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 이미 부천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화, 영화, 음악 등 문화콘텐츠 산업이 지하철 7호선과 연계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부천시는 고양(대곡) ~ 부천(소사) ~ 안산(원시) 구간이 완공되면 지하철 7호선과 함께 격자형 지하철시대를 맞이한다.
다음카페 ‘부천 둘레길 사람들(cafe.daum.net/walkingclub)’의 카페지기 김재곤씨(59)는 부천에 30년째 거주하고 있다. 그는 한 달에 한 두번은 카페회원과 부천둘레길을 걷는다. 그가 추천하는 코스는 ‘5코스 누리길’이다. 추천 이유는 볼거리가 다양하고, 걷기 편하다는 것. 또한 부천시 원미구 도당동 백만송이장미원과도 직접 연결돼 있고 흔하지 않은 장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함께 ‘부천둘레길’을 즐긴다. 덕분에 카페를 만들고 회원과 함께 부천에 대한 사랑을 키운다”며 “부천사람만 이용하는 게 아니니 다른 지역에서 오는 방문객을 위해 교통 편의시설을 잘 알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천둘레길’은 시민이 직접 관리한다. 이는 이용 주체가 직접 주인이 돼야 한다는 시의 방침으로 둘레길의 편리하고 안전한 도보환경 조성을 위해 자원봉사단체를 모집했고 이렇게 구성된 ‘1사 1탐방로’는 회사 별로 일정구간을 맡아 산림 환경 정화와 탐방 편의시설, 쉼터 관리 등의 봉사활동을 한다. 기업체, 의료기관, 국민운동단체, 마을동호회에 이르기까지 27개 단체 등 모두 1천730명이 부천둘레길 지킴이가 됐다.
‘부천둘레길’은 지난해 부천시에 상을 안기기도 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생산성본부 등이 개최한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에서 자연공간 향상 분야 으뜸행정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둘레길 사업은 전국 상당수 지자체가 실시하고 있지만 부천지역 27개 단체, 기관, 업체의 1천800여명이 둘레길 구간 42.195㎞를 나눠 직접 관리하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민 자원봉사자가 직접 둘레길을 관리하는 사례는 부천이 유일하다.
부천시 산과 공원, 들판과 하천을 5코스의 둘레길로 만든 ‘부천둘레길’은 부천시 경계를 한 바퀴 도는 42.195㎞로 마라톤 풀코스 길이와 같다.
“단소 소리를 들으면 내가 맑은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된 거 같아요.”
온종일 단소 소리에 푹 빠져 있는 아이들이 있다. 이희정 학생과 오승연 학생(부안초5학년)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틈이 나는 대로 단소를 분다. 이렇게 단소를 좋아하게 된 것은 학교에서 1년 전 단소를 배우면서부터다. 시작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싫증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부안초등학교의 단소교육은 부천아트밸리사업 중 하나다.
이들은 단소를 불며 느끼는 변화로 친구가 많아지고 스트레스도 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부원초등학교 단소반 강경숙 교사는 “단소가 교과서에 나오는 악기지만 학부모나 학교의 특별한 관심이 없으면 실제로 만져보기도 쉽지 않다”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다른 악기보다 저렴한 단소도 부담될 수 있다. 이제는 그런 아이들도 부천아트밸리사업을 덕분에 악기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부천아트밸리사업은 시가 갖고 있는 우수한 문화예술 인프라를 교육에 활용해 예술교육을 통한 학생들의 창의적 상상력 및 감수성을 함양하는 사업이다. 시는 부천교육지원청과 지난 2010년 12월에 MOU를 체결, 2011년 3월부터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천필코러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 부천의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학교로 찾아가 일주일에 2시간씩 문화예술교육을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정규 교과 시간과 방과 후 수업으로 연계, 운영하고 있으며 프로그램은 합창, 만화, 애니메이션, 미술, 단소 등 42개 프로그램을 학교별 특성에 맞게 운영한다.
올해 지역 내 초·중·고 115교에서 197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내년에는 일반시민까지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6월 학부모와 학생, 학교 교사 3천여명에게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6%가 부천아트밸리사업에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관 전국지방자치단체 생산성평가에서 전국 최고의 시책으로 뽑혀 으뜸행정상을 받았다.
“날씨와 상관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중동나들목 아래 큰 실내체육관이 있습니다.”
족구 마니아 박창규씨(족구동호회 상동지회장)는 해그늘 생활체육공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곳은 지난 2010년 탱크로리 유조차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소된 서울외곽고속도로 중동나들목(IC)의 하부공간이다. 지난 1999년 도로가 개통된 이후 오랜 기간 도로 아래의 넓은 공간은 화물차들의 불법 주차나 불법 적치물들로 인근 주민들의 생활에 불편을 가져왔던 곳이기도 했다. 시는 중동나들목 화재를 복구하면서 그 자리에 해그늘 생활체육공원을 세웠다.
해그늘 체육공원은 길이 2.1㎞, 면적 8만3천80㎡의 면적에 족구장을 비롯해 인라인스케이트파크, 테니스장, 배드민턴장, 농구장 등의 생활체육 경기장와 어르신을 위한 게이트볼 그라운드 골프장과 자연학습장, 문화광장 등 부대시설도 갖췄다.
해그늘 생활체육공원은 시민이 참여해서 만든 공원으로 시민정책 토론회, 현장방문 설명회, 인터넷 설문, 간담회 등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듣고 최대한 반영해서 만들었다.
박씨는 “원래는 송내역 근처의 외곽고속도로 하부공간을 빌려서 쓰고 있었는데 그곳은 시설도 열악하고 불법주차 차량들이 수시로 드나들어 불편했지만 이곳에 훌륭한 운동 시설이 들어서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그늘 체육공원 옆 ‘해그늘 음지 식물원’도 볼거리다. 이곳에는 3천500㎡ 면적의 화단에 맥문동, 옥잠화, 비비추 등 음지에서 자라는 식물 72종 10만여 그루가 식재돼 있다.
부천=김종구기자 hightop@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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