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아시아인 하나되는 스포츠축제…아이디어ㆍ기술력으로 ‘롤모델’ 될 것
권경상(58)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무총장의 하루도 실내·무도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회 참가를 위해 지난 22일 처음 입국한 국외 선수단 환영식을 비롯해 25일부터 4일간 펼쳐지는 국가별 환영행사 모두가 권 총장의 몫이다. 또 각 나라를 직접 방문해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홍보행사인 로드쇼를 책임지는 등 말 그대로 눈코 뜰 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권 총장은 “각 나라 선수단 입국이 시작되는 등 대회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며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다양한 역사, 문화, 전통, 종교를 가진 아시아 국가가 하나 되는 화합과 평화의 스포츠 축제가 되도록 최선의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은 어떤 대회이며, 규모는.
2013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은 그동안 아시아 각국에서 열렸던 실내아시안게임(Indoor Games)과 무술아시안게임(Matial Arts Games)을 통합해 개최하는 첫 번째 대회다. 국내에서 처음 치르는 데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 종목으로 구성돼 다소 생소하지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주관으로 43개 회원국에서 4천여 명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다. 특히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의 테스트 이벤트인 만큼 대회의 성공 여부가 본 대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회다.
-실내·무도대회는 어떤 종목으로 구성됐나.
모두 12개 이벤트를 9개 종목으로 묶어 개최한다. 멘탈 스포츠인 바둑·체스·E 스포츠를 하나로, 흡사한 격투기 종목인 무에이와 킥복싱을 한 종목으로 묶었다. 전체적으로는 생소한 종목의 경기를 통해 오히려 그 지역의 문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무에이’는 ‘무에타이’로 잘 알려졌는데 과거 5천 년 이상 외세 침략을 받지 않게 된 원동력이 되면서 어원인 ‘무에이’ 대신 ‘무에타이’로 불리고 있다.
‘실내 카바디’란 종목도 술래잡기와 격투기를 결합한 형태의 전통스포츠로 고대 인도의 병법에 기원을 두고 현재 인도대륙과 동남아국가에서 성행하고 있다.
이밖에 신나는 댄스스포츠, 당구, 볼링과 우리가 실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는 풋살, 쇼트수영 등이 포함돼 있어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실내·무도대회는 내년 본 대회를 위해 중요한 예행연습이다. 준비과정은.
경기장은 삼산월드체육관을 메인 경기장으로 9개의 기존 시설을 활용하고 6개의 훈련시설을 별도로 운영한다. 필요한 330여 종의 물자는 후원, 임차, 구매 순으로 소요예산을 최소화해 확보하는 등 분야별 지원업무를 마무리하고 있다. 개·폐회식은 지난해 이미 위촉한 임권택 총감독과 장진 총연출의 지휘 아래 아시아의 화합과 감동, 인천의 미래를 부각시키는 콘셉트로 마무리 중이다. 24일 선수촌 개촌식을 시작으로 26일 메인 미디어센터가 문을 열면서 대회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을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문제가 경직되어 있는데 대회에 미칠 영향은.
인천 실내·무도 아시아경기대회 사전등록회의 결과 아프가니스탄, 부탄, 레바논, 예멘이 잇따라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45개 OCA 회원국 중 북한과 동티모르를 제외한 43개 회원국이 참가등록을 마친 상태다. 미등록 국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대회 참가를 권유 중이지만 북한은 이번 대회 참가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본 대회의 테스트 이벤트인 만큼 조직위는 현재 경색된 남북 분위기와 관계없이 성공 대회로 치르고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다만, 내년 열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만큼은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자원봉사자 서류접수결과 2천560명 선발에 7천85명이 지원해 대회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자원봉사자로 최종 선발된 2천56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8일부터 25일까지 인천과 안양, 안산 등에서 6회에 걸쳐 소양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은 대회기간 내 자원봉사자가 알아야 할 전체적인 대회개요와 근무자세 등 기본적인 소양교육 위주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조직위는 4월까지 자원봉사자 소양교육을 마치고 5~6월 본격적인 직무교육과 현장 적응 훈련을 거친 후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대회에 투입할 예정이다.
-본 대회인 내년 아시안게임의 준비 상황은.
지역의 염원이던 주경기장에 대한 국비지원이 이뤄져 아시안게임의 체계적인 준비에는 큰 걸림돌이 없어진 상태다. 문제가 됐던 주경기장은 2014년 4월 완공할 계획이고, 나머지 경기장도 올해 모두 완공이 가능하리라 본다. 그동안 대회운영계획을 단계별로 수립하고 여러 국제대회의 현장경험을 통해 운영노하우를 축적해왔다. 이미 마케팅을 통해 티쏘, 대한항공, SK그룹, 삼성전자 등과 최고등급 후원계약을 체결하는 등 목표액(1억 7천만 달러)의 65%가량 달성했고, 현대·기아차와도 최고등급 후원 MOU를 체결했다.
또 지난해 말 주관 방송사로 KBS, MBC를 선정해 계약했고, 아시안게임의 최대 하이라이트인 개·폐회식 대행사 선정도 공모를 통해 LG그룹 계열사인 HS애드로 결정했다.
-인천아시안게임이 그동안 열린 아시안게임과의 차별점이 있다면.
차별화 전략은 크게 세 가지다.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대회를 만들어 궁극적으로는 다른 아시아 국가의 롤모델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앞선 대회들이 지나친 물량공세를 내세웠던 터라 적지 않은 부담도 있지만,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승부할 생각이다.
두 번째는 일부 국가에 편중된 잔치가 아닌 40억 아시아인이 공감하는 감동과 배려의 대회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Vision 2014’라는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 약소국에 전지훈련과 지도자, 용품 등을 지속적으로 후원해 왔다. 이는 아시아 스포츠의 균형발전을 고려, 내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참가국 모두가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다.
세 번째는 최첨단 기술력과 탄소 중립이다. 국내 IT 기술력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단순히 보여주기식의 기술력이 아닌 실제 적용 가능한 현장형 기술력을 구현, 경기운영시스템과 보도시스템에 연계할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국제적 이슈가 되는 환경문제를 고려해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일 방안, 발생한 탄소를 상쇄할 방안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천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인천의 이미지를 선진도시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시민이 나서서 친절·질서·청결을 위한 운동을 벌여야 한다. 불친절하고, 무질서하며, 불결한 상태에서 손님을 맞을 거라면 차라리 대회를 개최하지 않느니보다 못하다. 부산도 2002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난 뒤 문화의식과 질서의식, 음식위생, 외국인에 대한 배려, 거리질서 및 청결 등 모든 면에서 국제적 기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대회를 치르고 난 뒤 남는 유·무형의 대회유산은 바로 인천의 것이다.
배인성기자 isb@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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