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창조를 위한 몰입환경이 필요한 시점

선진국들은 1990년 중반부터 창조사회 준비를 대비해 오고 있다. 후세들의 교육환경부터 도시산업과 물리적 환경개선까지 창의성에 대한 주제가 중심에 있어 왔다. 우리나라 도시들도 유럽에서 시작한 창조도시 개념을 토대로 새로운 산업계획과 이에 따른 도시 정비를 계획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으로 창조도시에 대한 논의가 다시 부상하고 있는 조짐이다.

특허출원의 장려, 벤처사업의 활성화, 중소기업활성화를 위한 산업 생태계의 정비, 학문분야의 융복합화 등 분야마다 다양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분명한 점은 창조를 위한 중요한 토대는 무엇보다도 ‘창의적 사고’ 를 기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 창의적 사고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창조도시의 기본이 될 것이다.

이러한 창조산업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돼 국제 세미나 및 자문회의들이 도시마다 활발하게 일어났다. 현재까지 진행된 지방도시 및 수도권 도시들의 창조도시사업의 결과는 오히려 창의력을 저하시키는 환경으로 표현되고 있다. 시각적으로는 현란하고, 사람들이 모여들어 창의적인 생산보다는 유흥과 소비의 지역으로 치닫고 있다.

옛 파리와 비엔나의 카페문화는 예술인들과 철학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토론을 통해 창의적인 사고를 생산하는 공간이었다. 미국의 하버드대학과 MIT가 있는 케임브리지, 스위스 연방공대(ETH)가 있는 취리히 등 서구의 ‘창조도시’들은 시각적으로 차분하다.

거리의 카페들은 붐비지만 소비보다는 새로운 사고들이 생산되는 분위기이다. 우리의 ‘창조도시’내 ‘창조지구’의 분위기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걸며 획일적이고 사치스러운 소비문화만을 담고 있는 경향이다.

 

창조가 일어나는 도시를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 ‘창의성’이 무엇인지 ‘창조’가 무엇인지 생각해야한다. 진정한 창조경제는 ‘창조’가 기본이며, 창의적인 일에 몰입하는 개인이 많을수록 수준 높은 창의적인 산업이 증폭될 것이다. 그리고 창조작업은 어떤 환경에서 가능해 왔는지 생각해야한다.

고도의 창의성을 요하는 창조는 ‘몰입’이 기본이다.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은 창조를 위한 기본조건이다. 창의적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개인 생활은 단순해야한다. 창의적인 개인의 일이 방해 받지 않으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사회 분위기가 개인의 일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고, 산만하지 않으며 몰입할 수 환경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생산이 총체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다양하게 네트워킹하지 않으면 소외당한다는 사회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평가가 있어야한다. 개인의 생활을 단순화하고, 차분하게 창의적인 생각에 몰입하며 생활할 수 있는 환경조건과 실천을 위한 생활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른 도시정비 방향도 수립돼야 한다. 사람들이 모이고, 복합화 된 환경은 편리하고 일시적인 경제 활성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젊은 계층이 몰입하여 창의적인 생산을 하기에는 이런 저런 유혹이 도처에 잠재한다. 몰입의 뇌파가 산만해질 수밖에 없는 주변 환경에서는 ‘창의성’이 최대 효율을 발휘하기는 힘들다.

김혜정 명지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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