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떠나려는 여행지를 선택하느라 행복한 고민이 생기는 시기이다. 서해에는 파란하늘과 쪽빛 바다를 길 삼아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산과 바다 청정 자연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한 옹진군 섬들이 있다. 도시의 일상을 모두 털어버리고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옹진섬이 가진 비경들을 미리 찾아가본다.
백령도… 최북단에 홀로 떠있는 바다의 종착역, 비경에 놀라고 절경에 반하다
맑은 날이면 몽금포 타령의 무대인 북녘 땅 장산곶이 먼발치로 보이는 섬, 백령도.
더 이상 북상할 수 없는 군사분계선을 머리에 인 채 서해5도 중 최북단에 홀로 떠 있는 바다의 종착역이다.
수정같이 맑은 바닷물과 고운모래, 형형색색의 자갈들로 펼쳐진 해안이 펼쳐져 있는 백령도는 우리나라에서는 여덟 번째로 큰 섬으로 2010년 ‘찾아가고 싶은 명품녹색길 33선’으로 지정된 둘레길이 있다.
백령도에는 물범(제331호), 사곶해변(제391호), 콩돌해안(제392호), 감람암 포획 현무암 분포지(제393호)가 천연기념물로 등록돼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드문 진촌리 감람암 포획 현무암 분포지는 용암이 분출할 때 만들어진 곳으로 진촌 해안엔 물범이 모여 사는 서식지가 있다.
오염되지 않은 맑고 깨끗한 해수면과 조화된 절경을 이루는 백령도에는 기암괴석과 사곶천연비행장 등 천연기념물에 버금가는 빼어난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
대청도… 바람따라 물길따라 자연이 채색한 환상의 섬
하늘과 바다가 감청빛을 띠는 대청도는 천연 해수욕장이 널려 있으며, 다양한 어종의 수산물이 풍부해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우리나라 10대 해변 중 하나인 사탄동 해변은 물론 답동해변, 지두리 해변은 이국적인 풍경을 가진 가족단위의 피서지로 인기가 높다. 수목이 무성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대청도는 섬 둘레를 따라 걸으면 최고의 산책 코스가 된다.
우리나라 동백나무 자생 북방한계지인 대청도에는 천연기념물 제66호인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고, 소청도에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설치된 등대가 있어 외로운 뱃사람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연평도… 지나간 역사, 숨겨진 신비, 황홀한 절경
그 곳에 가면 바람처럼 자유를 얻는다. 늘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연평도는 사실 남쪽 끝에 있는 등대공원 전망대를 중심으로 숨이 멎을 듯한 태어난 해안 절경을 보고 있자면 이처럼 평화로운 섬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평도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오히려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한때 조기 파시(波市)를 이루었던 연평도에는 현재 꽃게가 그 명성을 대신하고 있다. 북녘의 하늘과 바다를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해넘이와 노을이 장관을 이루는 등대공원에서는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희생된 젊은 장병의 넋을 기리는 추모공원이 있다.
한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자아내는 길이 1㎞의 구리동해변은 기암괴석과 아주 고운 백사장이 북녘땅과 마주하고 있는 감탄을 자아낼만한 광활한 바다가 펼쳐져 있다.
덕적도…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물이 깊은 바다에 떠 있는 섬
덕적도라는 이름은 ‘큰 물섬’이라는 우리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물이 깊은 바다에 있는 섬이라는 뜻이다.
수령이 200년 넘은 해송 숲을 끼고 있는 서포리 해수욕장에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삼림욕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갈대 군락지와 크고 작은 고운 자갈로 이루어진 능동자갈마당은 노을이 질 때쯤이면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해 추억을 심어준다.
소나무 향을 맡으며 산행을 할 수 있는 비조봉은 해발 292m로 정상에 오르면 소야도와 문갑도 굴업도 등 여러 섬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국내 등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선미도 등대와 함께 선단여와 장군바위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이다.
북도… 친구처럼 정겹게 이웃한 섬들
서울이나 인천국제공항에서 40여 분이면 접근이 가능한 북도면은 당일 여행이 가능한 섬이다.
신도와 시도 그리고 모도는 바다에 따로 떠 있지만 섬을 연결하는 연도교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왕래가 가능하다. 접근성이 편리하고 당일여행이 가능한 북도면 시도에는 아담한 수기해변이 있고 모도에는 개인 조각가의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는 조각공원이 있다.
신도에는 인천국제공항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구봉산이 있어 주말이면 바다를 보며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로 붐빈다.
북도면의 해수욕장은 모두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특히 장봉도에는 옹암해변, 한들해변, 진촌해변 등 고운 백사장을 자랑하는 해변이 있어 갯벌에서 조개를 잡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말이면 등산과 자전거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옹암 선착장이 항상 북적댄다. 특히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바라다 보이는 북서쪽과 강화도 서쪽 사이로 떨어지는 낙조가 일품이다.
영흥도… 언제라도 갈 수 있는 친근한 은빛의 섬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의 호젓한 즐거움이야 덜하겠지만 영흥도와 선재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다다를 수 있는 친근한 섬이다.
장장 11㎞에 이르는 시화방조제를 지나 2001년도에 개통된 1.25㎞ 길이의 영흥대교를 지나는 이 코스는 선착장과 고깃배들의 정취를 바라보면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로, 밤에는 눈부신 야경을 선사하는 영흥대교는 영흥면의 자랑거리이다.
영흥도의 십리포해변은 소사나무 군락지가 병풍처럼 해안을 둘러싸고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고, 장경리 해변에서는 100여 년이 넘은 노송지대가 자리 잡고 있어 시원한 그늘 공간과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솔밭길이 있다.
글 _ 김창수 기자 c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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