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시장은 지난 1일자로 최봉순 부시장이 부임한 지 하루 만에 성희롱 문제로 직위 해제돼 공석인 덕양구청장에는 현 일산동구 이상영 청장을, 일산동구 청장에는 이광기 시민복지국장을 전격적으로 임명했다.
이번에 임명된 이 국장은 국장들 가운데 가장 늦게 승진한데다 내년 3월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다. 현재 시청 국장들 중에는 2~3년 이상 임기가 남아있는 고참 국장들이 있는데 임기 9개월짜리 구청장을 임명한 전례도 없을 뿐만 아니라 30만명의 일산 동구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능력 위주의 엄정한 인사인지 의구심이 많은 인사라는 평가다.
이같은 평가는 최 시장이 지난 2010년 취임과 동시에 이 국장을 총무과장으로 첫 원포인트 인사를 해 의구심을 자아냈을 뿐만 아니라 동기들에 비해 빠르게 국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하다 이번에는 선거 1년을 앞둔 시점에서 임기 9개월 남은 이 국장을 또 청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시청 내에서는 “그동안 최 시장이 인사 희망 보직제를 도입해 공정한 인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인사에서는 코드인사 인식을 지우기 어렵다”며 “시장과 어떤 관계인지 임기내내 원포인트 인사로 잘 나가는지 알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는 최 시장이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가장 충성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다 보니 오히려 자충수를 둔 것으로 판단된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 욕심을 비워 평정심을 유지하며 통 큰 행보를 해야 선거에 유리하고 승리할 수 있다. 꼼수가 오히려 선거에서 패배를 초래한다는 것은 지방자치 역사가 말해준다.
인사권을 갖고 있는 시장이 인사를 휘두루는데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능한 인재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임명해야 시민들의 불신을 떨치고 멀어져 가는 민심도 붙잡아 올 수 있다. 앞으로 1년은 아주 긴 시간이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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