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이 너무 힘들어 때론 “하나님! 제 생명 빨리 거두어 가시면 안되나요? 제가 이 땅에서 할 일이 많이 남았나요? 그렇다면 그 일이 무엇인가요?”라는 기도를 한 적도 여러 번 있다. 그러나 그 때마다 삶의 포기와 의지 사이에 갈등을 하면서 삶의 의지를 선택하게 됐다.
그러던 중 안양시 만안구 방문 간호사로부터 아주대병원 경기지역암센터에서 주관하는 캠프 ‘제주72’가 예정돼있는데 참여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에 환자들 사이에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무엇이 있을까라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신청했다.
항암치료 끝난 지 얼마 안된지라 심한 구내염을 앓았고 이후, 설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아내의 “괜히 민폐가 되면 어떻게 하느냐”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나아지리라는 기대 속에 포기하지 않고 참여하게 됐다.
갓 치료가 끝난 환자로서 힐링캠프 주최 측의 정성어린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참여해보니 암치료 받은 지 적어도 2~3년 쯤은 지난 분들이 대부분이었고 전혀 환자 같지 않은 분들처럼 느껴졌다. 이런 분들을 보니 나도 저렇게 건강을 빨리 회복해야겠다는 다짐 속에 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워낙 소심하고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지라 마음의 문을 제대로 열지 못하고 2박3일 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나의 생각은 기우에 불과했다.
주최 측의 철저한 준비 속에 첫날부터 마음의 문을 열어 박장대소 할 수 있었던 내게 모든 참여자들이 가족 이상으로 나를 보살펴 주심에 “정말 참여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과 존경과 사랑의 감정을 느낀 것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다.
곶자왈에서 상생하는 나무를 보고 배우며 나의 질병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 여기 있는 많은 동료와 의료진이 있기에 치료 가능하다는 것과 결코 외로운 길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을 수 있었다. 염색 체험을 통해 청출어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또 다른 자신감의 소산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힐링 프로그램을 통해 나 자신을 내려놓는 방법과 명상을 통해 여유를 찾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점은 나의 큰 소득이다. 서로 1:1로 스킨십을 하면서 “괜찮아, 지나갈거야. 좋아질거야”라고 격려 할 때엔 곧 내 몸이 완치되는 느낌을 받았고 서로가 서로를 포옹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마지막 순간엔 결국 너무 감격한 나머지 울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감정 표현을 서로 함으로써 서로가 힐링됨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 환자티를 많이 낸 나인지라 덕분에 주최측 간호사님들의 많은 관심과 집중조명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등의 모든 부위와 손과 발까지 지압을 계속 받아가면서 나만 특별 사랑을 받은 것 같아 다른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었으나 동료들 모두 격려하고 사랑을 표현해 줄 때 이 분들이야 말로 동고동락 할 수 있는 진정한 가족들이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이제 경기지역암센터가 하는 선한 일에 대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내가 도움을 받았듯이 다른 분들도 동일한 혜택과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홍보 시스템이 구축되면 더 좋을 것이다. 제주72 캠프를 주관한 아주대병원 경기지역암센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암환자가 없는 그 날까지 영원하길 소망한다.
황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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