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종합보험 국고 바닥… 농민부담 불가피

바닥난 국고지원… 농민부담 커진 ‘농기계보험’

지난달 지원금 모두 ‘소진’ 신규ㆍ갱신 100% 자부담 ‘대책 시급’

가입 느는데 정부 예산 ‘제자리’… 농민들 계약 포기ㆍ기피 우려

농기계 운전 중 발생하는 피해를 보장하는 농기계종합보험의 정부 지원금이 모두 소진되면서 농업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NH농협손해보험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농기계종합보험은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등 12종의 농기계 운전 중에 발생하는 인적·물적 피해를 보장하는 상품으로, 가입기간 1년 동안 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원한다. 올해 가입 건수는 3만1천84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경기도 가입건수도 6천450건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예산이 지난달 27일 소진되면서 지난 11일까지 예산 지원 없이 100% 자부담으로 농기계 보험에 신규가입하거나 재계약 갱신을 한 계약건수가 총 6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마철과 태풍 발생 시기에는 농기계 사고와 파손이 급증하고 여름이 지나면 병충해 예방에 쓰이는 방제기와 추수에 사용하는 기계들이 많아져 보험 가입과 재계약 필요성이 높아지지만,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연간보험료를 모두 자부담해야 하는 농민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농기계종합보험에 대한 정부 예산이 소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재작년과 지난해에도 8월 중순께 국고지원금이 모두 소진되며 이후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보험료를 전액 자부담하거나 가입을 기피하는 농민들이 속출했다.

그럼에도 국고지원금은 2011년 43억8천600만원, 2012년 47억9천200만원에 이어 올해 48억3천200만원으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관계자는 “정부는 내년부터 4년간 농어업 예산을 5조2천억원 가량 감축한다는 계획을 최근에 발표했다”며 “이상기후에 의한 농업 피해로 보험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정책 당국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보험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이 높아져 가입은 늘고 있지만 예산이 그만큼 늘어나지 않아 매년 하반기에는 보험료를 자부담해야 하는 민원이 빗발친다”면서 “농식품부에서 다른 사업 예산을 전용해 지원하는 방법 등 대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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