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보완 중금리 대출 여전히 ‘찬밥취급’

저신용자 고객유치 부담 ‘외면’… 홍보커녕 일선 영업점 ‘내용 깜깜’

금리단층 해소를 위해 은행이 내놓은 ‘10% 중금리 서민대출 상품’의 대상과 한도가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보완된 상품이 출시됐지만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은행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저신용자 고객 유치에 그다지 적극성을 보이지 않아 판매는 물론 제대로 된 홍보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은행은 저신용자가 은행의 대출문턱을 넘지 못해 고금리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이른 바, ‘금리단층’ 현상을 해소코자 ‘10%대 중금리 서민대출 상품’을 내놨다. 하지만 저신용자 연체증가 등에 의한 리스크로 은행이 개발과 판매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면서 지난 3월 시중은행의 10개월간 판매실적이 112억원에 그쳐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에 금감원은 지난 5월 실효성을 갖추도록 은행에 요구했고 그 결과 우리, 하나, 기업 등 4개 시중은행이 개선된 내용의 중금리 상품을 내놨다.

지난 6월 우리은행 ‘희망드림소액대출’, 하나은행 ‘이자다이어트론’은 기존 대출한도 5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두 배가량 늘리고, 차주의 신용등급도 각각 8, 7등급으로 한 등급씩 확대했다. 이달 11일 국민은행 역시 ‘행복드림론2’ 에 대해 기존 9등급에서 등급을 고려하지 않고 연소득 200만원의 저소득자로 대상을 확대하고, 고정금리에서 변동금리로 전환했다.

문제는 이처럼 은행이 기존 10%대 중금리 서민대출 상품을 개선해 내놨음에도 별다른 홍보나 판매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재까지 개선된 상품을 내놓은 국민, 우리, 하나은행과 지난달 ‘BK중금리신용대출’ 상품을 첫 출시한 기업은행 역시 홍보자료는커녕 그 흔한 상품 전단지 마저도 제작ㆍ배포하지 않았다. 더욱이 개선된 지 한달이 넘었음에도 일선 영업점에 해당 상품 내용이 전달되지도 않아 심각성을 더했다.

금융감독원 은행영업감독팀 관계자는 “개선된 지 두 달 남짓으로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자율적 영역으로 간섭할 수 없지만 서민금융으로 나온 만큼 실효성을 갖출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하겠다”고 말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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