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똥, 저기도 똥… 똥 때문에 못살겠네

“가축분뇨 악취… 밤잠 설치고 지하수도 위협”
화성 돌모랭이마을 주민들 ‘고통의 나날’ 호소

수거처리업체, 돼지분뇨 액비

인근 밭ㆍ법사면에 마구버리고

벌레 끓는 불법축사로 ‘이중고’

식수 사용 지하수 오염 ‘불안’

“분뇨에 축사까지…, 악취 때문에 도저히 살 수 없을 지경입니다”

화성시 향남읍 도이리 돌모랭이 마을 주민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마을 근처 밭에 분뇨처리수거 업체가 돼지 분뇨를 마구잡이로 내다 버리는가 하면, 주택가 바로 옆 불법 건축물에서 돼지를 길러 마을 전체가 악취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5일 오전 11시께 찾은 화성시 향남읍 도이리 516의2 일대 6천600㎡ 정도에 이르는 밭과 법사면은 돼지와 소의 분뇨로 검게 변해 있었다.

밭 주변에 다가가기만 해도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이 악취는 분뇨 처리를 잘못해 이미 화성시로부터 2차례 고발당한 전력이 있는 S업체가 열흘 전부터 돼지 분뇨로 만든 액비를 이곳에 버리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곳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돌모랭이 마을까지 악취가 퍼지며 마을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마을주민 대부분이 지하수를 이용하고 있어 주민들은 밭에 뿌려진 분뇨가 비가 오면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킬까 우려하고 있다.

주민 O씨(53ㆍ여)는 “악취가 진동해 낮에는 창문도 제대로 못 열고 밤에는 잠도 잘 못 잔다”면서 “집에서 지하수를 마시는데 분뇨 때문에 다 오염되면 어쩔 셈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마을 주택가 바로 옆에는 돼지를 십여마리 키우는 축사까지 있어 마을 주민들은 악취에 악취로 뒤덮여 생활하고 있다.

화성시로부터 불법 건축물로 판명난 이 축사에서는 현재 젖소 4마리와 돼지 10여마리를 기르고 있으며 악취가 진동하고 파리까지 들끓고 있다.

인근 주민 P씨(49ㆍ여)는 “돼지 농장 때문에 집이 악취와 파리로 뒤덮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을 전체가 지금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소연했다.

화성시 관계자는 “S업체에 대해서는 이달 7일까지 배출한 분뇨를 처리하지 않을 시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며 “또한 축사는 불법 건축물에 해당돼 이에 대해 계고장을 보낸 상태로 그 안에 가축은 이전조치를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관주기자 leekj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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