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문화원의 시대공감]17. 의정부문화원 ‘제5회 야외 물놀이 축제’

엄마ㆍ아빠 손잡고 신나는 ‘물놀이’ …문화ㆍ영화까지 ‘여름밤의 뜨거운 추억’

가족주의가 2013년 대중문화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떠올랐다.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의 해체, 붕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등장한 요즘 가족주의가 주목받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족주의 회복을 위해선 무엇보다 가족간의 스킨십이 중요하다.

스킨십의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여행의 핵심은 먹고, 자고, 사람과 문화를 만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또는 시간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불안한 사회와 각박한 삶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많은 이들이 문화는 세련되고 교양있어 보이는 것, 혹은 좀 어렵고 고상한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는 일상의 기록이며, 사람들의 흔적이다. 사람이 곧 문화라는 이야기다. 그런 의미에서 의정부문화원(원장 조수기)은 공공기관 특유의 권위의식을 벗어 던지고, 눈높이에 맞는 실용적인 프로그램으로 의정부 시민들의 문화지수와 행복지수를 높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물놀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가족문화축제인 ‘야외 물놀이 축제’다.

■ 물놀이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新가족문화 축제’

‘지역문화원에서 뜬금없이 무슨 야외 물놀이 축제야’라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다. 문화원하면 지역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노래교실이나 장구교실 등의 문화강좌 정도를 운영하는 곳으로 쉽게 판단하고, 오해들을 한다.

그래서 의정부문화원은 ‘평범한 것’, ‘고루한 것’, ‘정적인 것’을 배제하고 무조건 ‘온 가족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다른 지역 문화원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이색적인 추억을 선물하고자 고민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야외 물놀이 축제’다.

의정부시가 주최하고 의정부문화원 주관으로 지난 7월31일부터 8월4일까지 5일 동안 의정부시청 앞 상설야외무대 광장에서 열린 ‘제5회 야외물놀이축제’는 놀이공간이 부족한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놀이문화를 제공하며 흥미와 즐거움을 선사했다. 일일 평균 2천여 명의 시민들이 물놀이 축제를 만끽해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5세 이상 어린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엄마, 아빠 손잡고 나온 어린이들이 많았다. 또 에어바운스 놀이기구(워터슬라이드, 수영장, 장애물슬라이드 등 10종) 등 다양한 레져기구가 설치돼 인기만점이었다. 무엇보다 이용료가 전액 무료라 시민들은 경제적 고민없이 마음 편하게 뜨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광장을 찾은 정태원씨(47)는 “의정부에는 야외수영장이 없어 물놀이를 즐기려면 양주나 포천 등 다른 지역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시청 앞에 무료 야외수영장이 마련돼, 비용 걱정 없이 휴가철 교통체증까지 피할 수 있어 최고의 피서지가 됐다”고 말했다.

■물놀이와 문화와의 만남…찾아가는 문화공연과 심야영화 상영 등

‘제5회 야외물놀이축제’는 물놀이에 문화가 더해져 색다른 재미를 제공했다.

매일 정오 12부터 1시간 동안 ‘찾아가는 문화공연’ 무대가 선보였다. 7월 31일 미스터브라스 브라스퍼포먼스가 있는 ‘악기로 웃기는 음악회’를 시작으로 8월 1일 쎄마 밸리댄스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밸리댄스’, 8월 2일 코리아 주니어빅밴드 ‘fun fun 한 어린이째즈 락동’, 8월 3일 광주시립광지원농악단 우리 전통한마당 ‘신명’, 8월 4일 의정부시 동아리공연단의 화려한 무대가 펼쳐져 시민들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행사 중간중간 어린이 장기자랑 등 레크레이션, 숑크란물총싸움 행사 진행으로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레크레이션 강사의 진행으로 마련된 댄스타임에는 분위기를 탄 몇몇 아이들이 무대 위로 올라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싸이의 ‘알랑가몰라’와 ‘젠틀맨’ 등에 맞춰 댄스가수 못지않은 열정적 댄스를 선보였으며 풀장 안 물놀이를 즐기던 시민들과 아이들도 다함께 말춤을 추며 함께 호응했다.

무더운 여름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심야영화. 야간 이벤트 행사로 8월 2~3일 저녁 8시부터 시청 앞 야외무대에서 마련된 ‘한여름 밤 야외 영화상영’ 시간에는 애니메이션 ‘몬스터 호텔’과 한국영화 ‘박수건달’ 등 흥행영화를 상영해 시원한 여름밤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의정부문화원은 아이들이 이용하는 수영장인만큼 수질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일절 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대신 수영장 물을 번갈아 가면서 수시로 교체해 깨끗한 물놀이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했다. 또 안전요원을 배치시켜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다양한 놀거리·볼거리·즐길거리 제공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여름축제로 손색이 없었던 ‘제5회 야외 물놀이 축제’. 도심 속 휴양지를 찾으려는 시민들에게 새로운 놀이문화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받을만하다.

정재원씨(45)는 “멀리 갈 엄두가 나지않아 여름휴가지때문에 고민 중이었는데 야외물놀이축제가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오게 됐다”며 “집에서 가깝고 무엇보다 무료다보니 경제적 부담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한나절 신나게 마음 편히 놀다가 간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향하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바로 우리네 일상이며, 곧 소중한 가족문화가 아닐까.

강현숙ㆍ박준상 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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