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조각’에 푹… “예술품의 가치ㆍ행복한 기운 알리고 싶어요”

‘아프리카 조각 컬렉터’ 이중갑 AS갤러리 대표

“유럽과 일본 등은 일찍 아프리카 미술의 독창성과 예술성에 관심을 가졌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초보단계에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훌륭한 아프리카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이중갑(62ㆍ사진) 아프리카 조각품 컬렉터의 수집 이유다.

그는 현재 광주시 실촌읍 신대리에서 자신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AS(Africa Shona Sculpture)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수도권에서 아프리카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2층 규모의 전시실에는 흑단 조각과 짐바브웨 쇼나조각 등 아프리카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 가득하다. 인근에 마련한 대형 창고에는 대형 조각품을 보관하고 있다. 전시실과 창고는 마치 아프리카를 통째로 옮겨놓은 듯, 영화 속 유적지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이 곳을 둘러보며 소장품을 일일이 설명하는 이씨의 얼굴에선 작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샘솟는다.

그는 지난 1994년 사업차 아프리카를 방문했다가 지인에게 선물할 조각품을 구매하면서 ‘검은 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아프리카 조각품에 매료돼 사업을 접고 수입에만 몰두했다. 아프리카의 내로라하는 조각가들에게 주문제작하기도 했다. 그렇게 10년, 현재 1만여 점 이상을 소장하고 있다.

“매일 보는데도 볼때마다 새로워요. 아직 이 조각을 수용할 대형 공간을 구하지 못해 창고에 뒀지만 그 가치만큼은 최고죠.”

그가 소장한 작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흑단조각품은 동부아프리카 미술의 대표적 품목으로, 뉴욕과 런던의 갤러리와 컬렉션 품목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아프리카의 전통 마콘테 조각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예술적ㆍ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술적 가치로 따지자면 짐바브웨 쇼나 조각도 뛰어나다. 돌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과 망치 등 전통적인 도구만을 이용해 일일이 손으로 쪼아 완성한 작품들이다. 돌에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철저하게 돌의 모양에 따라 조각함으로써 돌 속의 숨겨진 본래의 형상을 찾아낸 결과물이다.

이 컬렉터는 이 같은 아프리카의 대표 조각품의 가치를 국내에 알리기 위해 수집은 물론 많은 전시회를 열고 있다. 앞서 지난 3~5월 3개월간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전시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좋은 작품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싶은데 공간이 부족해 아쉽죠. 전시회를 통해서라도 아프리카 예술품의 가치를 알릴 계획이에요. 조각 속 행복한 기운이 멀리 그리고 많이 퍼질 수 있도록요.”

그의 열정이 빛을 발해 아프리카의 검은 조각에 담긴 해피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전염되기를 바라본다.

문의(031)762-7775

류설아ㆍ박준상기자 parkj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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