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 과거-현재 공존 걷고 싶은 마을로 변신

생태교통 수원 2013 개막을 5일 앞둔 27일 행궁동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동네로 탈바꿈한 모습을 드러냈다.

누워서 타는 자전거와 자전거 택시, 두발로 서서 달리는 세그웨이 등 다채로운 탈 것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보행자들의 눈길을 끌고, 우선 눈에 띄는 점은 거리마다 깔끔하게 정비된 간판. 족히 수십년은 더 돼 보이는 상점들이 산뜻한 간판으로 갈아입고 입구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 외국어들이 병행 표기된 메뉴판을 비치해 생태교통을 체험하러 온 사람들의 편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됐다.

100여곳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진 철학원 등도 ○○보살, ○○장군 등 새로운 간판 덕분에 현대와 어우러진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오래된 구옥들은 예쁜 벽화를 입고 여느 관광지 못지 않은 분위기를 자랑했으며, 막바지 벽화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입체 벽화는 하나의 예술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화성이 축조되던 정조시대부터 형성된 장안문길, 나혜석길 등 옛길과 신풍로, 화서문로 등 대표적인 구시가지가 현대적 디자인과 만나 새로운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도로는 직선이 없이 완만한 곡선으로 포장돼 차량이 속도를 낼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차단했고, 거미줄처럼 얽혀있던 전봇대 대신 가로수가 줄지어 자리잡아 시원한 그늘을 만들었다.

보행자들이 쉬어갈 수 있게 곳곳에 마련된 쉼터도 바퀴 모양의 벤치와 자전거, 거북이 등 재미있는 조형물을 설치해 ‘걷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다음달 1일 개막하는 생태교통 수원 2013 기간에는 행궁동에 화석연료 차량 진입이 금지된다. 종로사거리~장안문 구간은 8일까지 대중교통만 이용할 수 있도록 2차선의 통행이 제한된다.

차량 통행을 막은 차 없는 마을에서는 생태교통 퍼레이드와 국제 컨퍼런스 및 축제와 박람회 등이 열리고 전시와 체험이 가능한 문화ㆍ예술행사가 주민들과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도록 시도하고 있다”며 “이 행사를 통해 거주 주민은 물론 방문하는 세계인들이 조금은 불편하지만 즐거운 체험을 통해 미래 지구환경을 생각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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