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석공은 “교회의 건물을 짓고 있다”고 답했다.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석공들의 대답에서 어느 석공이 일에 보람을 갖고 즐겁고 신명나게 일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세 사람의 석공에게 일에 대한 관점을 다르게 만들고 있는 것이 바로 ‘기업문화’다.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종류의 업무내용이지만 좋은 ‘기업문화’가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다르다. 기업문화가 우수기업 성장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미래에는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제5의 경영자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70년대 초반에만 해도 기업경영의 주요 관심사는 기업 내부문제, 즉 효율적 생산방식에 있었다. 단순화(simplification). 전문화(specialization), 표준화(standardization)된 생산방식을 채택해 효율적인 대량생산 관리체제를 구축하려 했다. 그런데 80년대 후반에 이르게 되자 전략경영의 사고도 한계에 달했다.
환경변화의 폭이 넓어지고 가속화 돼 변화에 대한 장기예측 자체가 불가능해져 기업의 두뇌집단이 마련한 경영전략이 실천단계에서는 문제에 봉착했다. 급변하는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열쇠는 전략이나 소수의 뛰어난 두뇌집단이 아니라 구성원들 한사람 한사람의 바른 마음가짐 즉,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의식화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기업문화 개념을 널리 알리고 기업문화 연구를 촉진시키는데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것은 ‘일본기업의 경영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다. 1980년대 말 전 세계적인 경제침체 그리고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 등 불리한 경제 환경속에서도 일본기업들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연구 결과, 일본기업의 높은 성과는 온정적이고 집단주의적인 기업문화, 합의중심의 공유가치를 중시하는 기업의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다는 점을 발견해냈다. 조직체 연구에서 구성원의 행동과 성과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행동을 지배하는 의식과 가치관 등 문화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기 시작하면서부터 기업경영자들은 기업문화에 대한 관심을 크게 두기 시작했다.
한 기업의 문화는 경제적 성과와 직결되는 경쟁력 있는 자산이다. 직원 이직률이 높거나 고객만족도가 낮거나 유능한 인재들이 끊임없이 퇴사하는 기업에는 문화 변화가 필요하다. 기업이 잘 돌아가고 있을 때도 문화 작용이 필요하다.
목표를 달성하고 있더라고 직원들이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지 못하면 미래의 성공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가치 청사진을 바로잡고 실천하다 보면 쓸데없는 의사결정 과정을 줄일 수 있고 능력 있고 자사의 가치에 부합하는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고객들에게 감동을 가져다준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 대학의 로자베스 교수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핵심에 따라 운영되는 기업은 크고 작은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면 언제라도 변화할 수 있었다고 한다. 2012년 미국경영자협회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인 기업문화는 높은 업무성과와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한다.
분초를 다루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되려면 직원들의 창의성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대한 성과를 낼 수 있는 바람직한 기업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김만균 경기과학기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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