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교 정체성 모호하고
인천하늘고등학교가 인천공항 종사자들을 위한 학교로도, 시민들에겐 인천지역 우수학교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정체성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
10일 인천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인천하늘고는 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만 운영되는 대신, 교육과정은 물론 학생 선발 등 각종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형태의 자율형 사립고다.
애초 감사원은 인천하늘고 설립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학교를 인천시교육청에 기부채납 하도록 했지만, 당시 관련기관은 자율형 사립고 설립을 강행했다.
이 때문에 현재 인천하늘고에 입학이 가능한 인천지역 우수학생은 전체 정원의 10%에 불과하다. 매년 20여명 수준으로, 이는 인천하늘고의 전국 우수학생 모집 비율과 같은 수치다.
모집 인원이 적다 보니 경쟁률이 매우 치열하다. 지난 2011년 20명 모집에 296명이 몰려 1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지난해 응시자는 329명(경쟁률 16.8대 1), 올해엔 306명(〃 15.3대 1)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만약 인천하늘고가 인천시 교육청에 기부채납됐더라면, 인천엔 우수학생들이 모인 제2의 인천과학고가 탄생했을 것”이라며 “교육시설 등 학업 여건이 최고인 인천하늘고에 인천지역의 우수학생들이 더 많이 입학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라고 전했다.
특히 인천하늘고의 이미지도 여전히 ‘인천공항의 학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민 상당수가 인천의 우수학교가 아닌 인천공항 종사자들의 자녀만 들어가는 특별한 학교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율형 사립고인데다 이미지마저 타지역 학교의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교육 당국과 인천시 등도 인천하늘고에 대한 지원이 인색하다.
인천시는 애초 100억원의 기숙사 건립비 지원금 중 30억원을 아직도 재정악화 이유로 주지 않고 있다. 인천시가 그동안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자했지만, 인천하늘고의 예산 지원은 다른 현안에 밀린 것이다.
또 시 교육청도 자율형 사립고라는 이유로 각종 지원은 물론 관리·감독 등에 손을 놓고 있다.
인천하늘고의 한 관계자는 “비록 인천지역 선발이 10%뿐이라지만, 공항주변 주민(20%) 전형도 있고 공항종사자(50%)도 결국 인천에 이사 온 만큼 전체 정원의 절반 이상이 인천시민으로 봐야 한다”며 “인천공항을 위한 학교이기도 하지만, 인천지역의 우수학교인 점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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