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금지? ...수능은 어떻게…

일선고교 “정규과정 마치기 전 시험 보는데” 반발

인천지역 일선 고등학교가 정부의 선행학습 금지 방침이 학습 일정 이전에 수학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1학기 학습 일정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학익고, 인천외고, 신명여고, 도림고 등 인천지역 8개 고등학교의 선행학습(정해진 교육과정보다 진도를 더 나가는 학습 행위)을 적발, 시정조치를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학교는 모두 수학 과목에서 선행학습을 했으며, 1학기 기말고사에 2학기 교육과정의 시험문제 3~4개를 제출했다가 시교육청 점검에 적발됐다.

선행학습 금지 방침은 정부가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마련한 국정과제의 세부 방침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고등학교 8곳을 비롯해 일선 고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선행학습 금지 방침이 현실과 맞지 않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일반고의 교육은 최종적으로 대학 입시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학년 2학기 중간(오는 11월 7일)에 치러져 그전까지 모든 교육과정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또 학생들은 최소 3학년 1학기까지 모든 과정이 마무리돼야 수능에 맞춘 개별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사 K씨(48)는 “무분별한 선행학습이 사교육비를 늘린다는 생각에는 공감하지만, 원칙과 현실 사이에는 거리감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며 “특히 자연계의 수학 과목은 정규과정대로 진행하면 수능 전까지 필요한 진도를 맞출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학생 L군(18)은 “수능시험을 보기 최소 3개월 전에는 모든 진도가 끝나야 부족한 부분을 찾아 복습할 수 있다”며 “이러한 부분 때문에 학원과 과외를 하며 학교 진도보다 빠르게 선행학습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을 비롯해 정부 차원에서도 현장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수능시험을 늦추거나 교과의 양을 줄이는 것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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