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남구에 어김없이 ‘얼굴없는 기부천사’

백미 100포대 또 전달 “행복한 추석 바랍니다” 나눔문화 가뭄에 단비

“따뜻한 마음을 지닌 기부천사로 말미암아 어려운 이웃들이 큰 희망을 품습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천지역 전반에 기부 및 나눔 문화가 줄어드는 가운데 추석 명절을 앞두고 어김없이 인천시 남구에 얼굴없는 기부천사가 나타났다.

16일 구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익명의 독지가가 백미(10㎏) 100포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기부해 왔다.

구는 배달차량으로 전달된 백미 기부자를 확인하려 했지만, 배달원은 “익명으로 기부돼 자세한 사항은 모른다”고 전했다.

트럭에 실려온 쌀포대에는 ‘즐겁고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을 뿐이다.

설 명절을 앞둔 지난 2011년 1월 28일에도 남구청 후문 현관에 쌀 10㎏짜리 95포(200만 원 상당)가 배달됐다. 구는 매년 익명의 백미 기부가 동일인의 선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미 전달 방법이나 설과 추석 명절에 앞서 보내오는 시기 등이 같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는 명절이나 연말이면 어김없이 이어져 벌써 6번째다.

구는 매년 기부자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이름과 주소를 대외적으로 알리려 기부자를 확인하려 했지만, 기부자가 매번 배달원에게 ‘신원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바람에 구는 이 익명의 독지가를 ‘얼굴 없는 기부천사’로 부르고 있다.

매번 그렇듯 이번에 기부된 백미도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기탁 과정을 거쳐 남구지역 내 저소득 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용현 2동에 무기명으로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현금 100만 원이 기탁되는 등 지역 곳곳에서 익명의 독지가가 세상을 밝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박우섭 남구청장은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이웃들로 말미암아 남구가 더욱 행복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 익명의 독지가 덕에 사랑나눔 릴레이 운동에 훈훈한 바람이 불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하는 독지가의 아름다운 마음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있는 그대로 전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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