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소방도로가 답답하다. 인천지역 주택가 소방도로의 불법 주차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밤낮 없이 각종 차량이 통행해야 하고 때로는 소방차와 구급차가 지체 없이 진입할 수 있어야 할 주택가 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해 수시로 통행이 막히고 있다.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화재발생 등 비상시에는 대형 참사마저 우려되고 있다.
소방재청에 따르면 인천지역엔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소방도로가 동구 한빛로 등 146곳에 총연장 4만2천600m나 되고 있다. 이 가운데 80곳(54.8%)은 주거지역 소방도로로 무분별한 주차로 인해 소방차 진입이 어렵다. 특히 소방법상 노후 목조건물 밀집지역으로 화재발생 우려가 커서 시·도지사가 지정한 화재경계지구 내 소방도로도 차량 진입이 어려운 상태다.
화재발생 등 촌각을 다투는 절체절명의 위급 상황에서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게 될 것을 연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남의 일처럼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146곳의 막힌 소방도로 중 93곳(63.7%)은 상습 불법 주정차나 장애물 적치로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시 당국이나 자치구의 지도·단속으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지만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차량 증가추세에 비례해 ‘막힌 소방도로’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원래 보행자 중심의 생활도로여야 할 주택가 이면도로가 무분별한 주차공간으로 바뀌면서 안전사고도 빈발하고 있다. 다른 차량이 주차할 수 없도록 설치해 놓은 각종 장애물은 한낮의 통행마저 방해하고 있다.
전통시장의 소방도로도 다르지 않다. 화재 취약지역일 수밖에 없는 전통시장 소방도로는 상점에서 도로를 침범해 진열한 상품과 노점 좌판·불법 주차 등으로 막혀 있다. 목조건물에서 LP가스 석유난로 등 위험한 화기를 사용하고, 일부 전통시장은 상점에서 주거하는 등 취약점을 안고 있으면서도 화재 무방비 상태다.
불법 주차나 장애물 적치로 온통 주택가 도로가 막히는 것을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그러나 주택가 등의 심각한 주차난을 감안하면 단속만으론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차고지 증명제 도입이나 공영주차장 설치 확대와 주택가 이면도로에 주차 구획선을 그어 주차료를 징수하는 시책을 확대, 주차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전통시장 도로도 특정 상인들의 점유 대상이 될 수 없다. 주택가나 화재 취약지일수록 방화관리를 강화하고 최소한의 소방도로는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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