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지촌제청

숙종(1712)때 지은 의성김씨 지촌 김방걸의 종택과 제사(祭祀)이며 서당(書堂), 강당(講堂) 등으로 이루어진 것을 임하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에서 이곳으로 옮겨 보존된 고택이다. 경상북도는 이를 문화재로 지정하였고, 다시 문화부로부터 예술 창작촌으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례예술촌은 전통 가옥을 예술인의 창작터로 사용함으로서 사람이 살지 않으면 무너지는 고 건물의 특성에 생산적 유지보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촌장님은 퉁명한 경상도 사투리에 이따금씩 한마디 던지면서 처음 본 나그네를 손짓으로 안내하셨다.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별채의 방문을 여시더니 들어오라고 하신다. 시인인 촌장님이 책 더미를 보여주려나보다 했는데 바로 옆의 빈방을 가리킨다. 영문을 몰랐지만 문지방 앞에 앉아 바깥을 내다보라는 거였다. 아! 순간 나는 환영의 절벽으로 날아갔다. 임하호의 가득 찬 푸른 물과 꿈인 듯 떠 있는 먼 산, 선경은 이런 것을 일컫는 이상의 언어이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