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호 시집 ‘세한도 밖에서’ 출간

“일찍이 떠나오고 싶었다, 스스로 圍離安置 되었느니/ 가시 울타리에 연록 피우고 그 푸른 그늘에서 쉬겠다/ 탐라섬 전설처럼 살겠다, 북극성 빛나리니 그리 알라/ 오름길 억새꽃들 휘날리면 생각하라, 내 손길이라고/ 서귀포바다 파도소리 보이거든 발자취로 알라, 그대여/ 이승 저승 오고가는 바람으로 머물겠다, 뭍일랑 잊겠다”- <歲寒圖 밖에서> 전문

수원에서 태어나 시인이자 언론인으로 활동해 온 임병호씨가 최근 ‘歲寒圖 밖에서’(AJ 刊)를 펴냈다. 지난해 펴낸 시선집 ‘가을빛 안개’에 이어 1년 만에 내놓은 작품집이다.

1부 세한도 밖에서, 2부 봄마중, 3부 사람이 향기롭다 등 100여 편의 작품을 여섯 가지의 소주제로 나눠

엮었다.

‘수원천’ㆍ‘팔달산’ㆍ‘광교산’ 등 자신이 살고 있는 수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출하는가 하면, 애주가로도 널리 알려진 시인인만큼 술에 얽힌 이야기도 빠짐없이 쏟아냈다. 60대 남성 특유의 인생을 관조하는 여유와 청춘을 노래하는 작품도 있다.

무엇보다 1965년 ‘화홍시단’으로 시작해 시인 인생 반백년을 앞둔 임씨가 시적 감성만큼은 나이 듦 없이 소녀같은 투명하고 섬세함을 자랑하는 작품이 눈길을 끈다. 은행잎으로 물든 거리를 걷는 연인을 바라보며 “정말, 사람이 향기롭다.”고 말하는 시와 가을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는 시어들이 그러하다.

이와 관련 임애월 한국시학 편집주간은 “임병호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관조적인 심미안으로 자연과 인생을 투시하고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맑은 기운이 느껴진다”며 “사유의 갈증을 따뜻한 감동으로 풀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고 평했다.

임 시인은 현재 경기일보 논설위원이자 (사)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장 겸 ‘한국시학’ 발행인, 국제 PEN 한국본부 부이사장 등 문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또 제1회 경기도 인간상록수상 문학부문(1978년)을 시작으로 경기문학상, 우리문학상 본상, 한국예술문화상 문학부문 대상, 경기언론인상 특별공로상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한다. 값 1만5천원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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