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밤이 대풍년을 맞았지만 이른 추석 탓에 가격이 하락해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올해 밤 생산량은 평년 6만7천t에 비해 20% 이상 늘어난 8만t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4년 만에 태풍이 없었던 해로 주요 생육 시기에 낙과 피해 없이 작황이 우수해 햇밤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제수용 수요가 높은 밤의 특성상 이미 추석이 지나가버려,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요즘은 소비 둔화로 밤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기준 밤 40㎏의 가락시장 도매가격은 14만5천원으로 지난해 18만원과 비교해 20% 가량 하락한 상태다.
양주에서 밤농장을 운영하는 P씨(58)는 “지난해에는 태풍 때문에 생산량이 줄어 문제였는데 올해는 농사는 잘 됐지만 팔 곳이 마땅치 않아 걱정”이라며 “밤 따기 등 체험 프로그램을 늘려 조금이라도 만회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협과 유통업계는 밤 가격 안정을 위한 각종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협은 밤 수매 저장을 위한 수매자금 100억원을 무이자로 긴급 지원하며 ‘범 농협 밤 판매 운동’을 추진한다. 또 이달 말까지 수원, 고양 등 하나로클럽에서 밤 특판 행사를 실시하고 NH농협은행을 통해 고객 사은품 증정용 햇밤을 공급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9일부터 16일까지 햇밤(1.5㎏/1박스)을 시세 대비 30% 가량 싼 6천원에 판매하는 소비촉진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물량은 평소보다 4배 가량 많은 100t을 준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제철을 맞은 밤 농가가 추석 이후 홍수 출하로 가격이 하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농가도 돕고 제철 과일을 저렴하게 맛 볼 수 있는 소비 촉진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구예리기자 y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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