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방치된 그곳, 인천공항의 생각은?

[현장속으로]인천공항 입국장

 

“이 좋은 공간을 왜 안 쓰는지 모르겠네요.”

14일 오전 11시께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안.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캐로셀) 옆에 서 있는 활기찬 여행객들 뒤로 널찍한 공간을 막아놓은 회색빛 셔터가 눈에 띄었다. 캐로셀 2개를 아우르는 넓은 공간, 이곳은 10여 년째 셔터로 굳게 닫힌 채 비어 있다.

여행객 A씨(28·여)는 “꽤 넓은 곳 같은데 십여 년간 이곳을 안 쓰고 비워놓다니 아깝다”면서 “짐 찾느라 다리도 아픈데 이곳에 의자라도 놔두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논란이 계속되다 현 정부에서 더는 추진 않기로 한 입국장 면세점 자리를 십여 년간 방치하고 있다.

14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당시 여객터미널 1층 동·서쪽에 각각 198㎡ 규모(총 396㎡)의 입국장 면세점 부지를 설계에 반영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공항공사가 수차례 도입을 주장해왔으나, 내국인 과소비 우려와 형평성 문제 등을 우려하는 정부 등의 반대로 관련법 개정안이 수차례 폐기되는 등 논란이 일어왔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개항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입국장 면세점 공간은 셔터를 내린 채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

최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현 정부에선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허락하지 않겠다고 밝혔음에도 공사 측은 이렇다 할 활용방법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세관 등이 여행객 환복장소 및 화장실 등 편의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묵살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명수 의원(새·충남 아산)은 “입국장 면세점 자리가 십여 년간 비어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당장 도입이 어려운 만큼 면세품 인도장소 등 공항 이용객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고자 막아놨지만, 정부 방침대로 더는 면세점 도입이 어렵게 됐다”며 “현재 이곳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