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중국인의 속성을 날카롭게 지적한 대문호 루쉰(?迅)의 말로 첫번째 장을 시작한다.
“중국인은 겨우 한가지 일을 성사시켜 놓고도 마치 성공을 일궈낸 양 으스댄다.(중략) 중국인은 이런 ‘대충대충’ 성향 때문에 언젠가는 큰 낭패를 볼 것이다.”
장 작가는 루쉰이 세상을 떠난 지 80년이 다 되는 세월이 흘렀지만 중국인의 국민성에는 별다른 변화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5천년의 장구한 역사 속에서 중원을 호령하며 세계를 좌지우지하던 중국인에게 100년도 안 되는 세월 동안 변화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한 기대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근대화를 거치면서 드러난 중국인의 이중적이면서도 졸렬한 ‘아큐(阿Q·루쉰의 단편 ‘아큐정전’의 주인공)적 기질’을 중국인이라면 한번쯤 꼭 상기해야 할 부분으로 꼬집는다.
또 등소평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좋다는 이론)’은 뚜렷한 원칙 없이 경제 문제를 풀도록 한 병폐를 안겨줬다고 지적한다. 1949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모택동은 중국사회를 정치·경제적 위기로 몰아넣었지만 1980년대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한 등소평은 중국의 경제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중국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의 민족적 성향을 비교우위적으로 고찰한 이 책은 독자들이 ‘중국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알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보다 앞서 급격한 경제성장을 경험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더 그러하다.
값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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