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의학, 환자가 필요한 것 고민하는데서 시작”

유럽종양학회 인증 ‘산파역’ 전미선 아주대병원 지역암센터장

“통합의학은 국내에서는 이제 막 바람이 불기 시작한 분야입니다. 앞으로 더욱 활성화돼야죠.”

최근 아주대학교병원이 국내 최초로 유럽종양학회로부터 ‘통합종양센터와 완화케어’ 인증을 받는데 산파역을 담당한 전미선 지역암센터장. 그는 이 병원에서 통합의학센터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통합의학을 “환자에게 의료적 조치 뿐 아니라 심리·영적 케어는 물론 주변의 사회문제까지 아우르는 전인적인 의료서비스”라고 소개한다.

통합의학은 국내 의학계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분야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암센터 주도로 호스피스 치료와 같은 완화의료 분야에서 이제 막 필요성이 대두하기 시작됐을 뿐, 아직 대학 교육수준에서 언급만 해온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아주대병원은 암 병동이 있는 본관 2층에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통합의학센터를 구축해 통합의학의 기초를 닦아놓았다.

전 센터장을 필두로 전문의와 통합전담 간호사 등의 의료진은 물론 자원봉사자와 사회복지사 등의 인력을 갖추고 환자들에게 전방위적인 의료를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개관한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6층에는 환자들의 휴식과 치료를 위한 ‘아주푸른공간 겸 경기지역암센터’를 갖춰놓고 있다.

유리창 너머로 시가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암 환자와 가족들이 책을 보며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북카페와 명상실, 다도실, 시청각실 등을 갖추고 있다. 다른 대학병원에서는 보기 힘든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매일 민요와 국선도, 오카리나 등 다양한 체험교육은 물론 유방암이나 항암치료와 같은 암질환 특강이 체계적으로 진행돼 환자들의 치유를 돕고 있다.

전 센터장이 통합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 수도 있다. 교수가 되기 전까지 13년 간의 경력을 미국에서 쌓아오면서 자연스럽게 통합의학의 초기 형태인 보완대체의학을 접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환자들이 그들이 항암치료와 별도로 받고 있는 민간요법과 경제적·심리적으로 겪는 스트레스 등 의료 외적인 요소 탓에 치료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는 2000년대 들어 뜻이 맞는 교수들과 연구회를 조직해 통합의학센터의 기틀을 닦았으며, 센터 설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요즘 암에 좋다며 쇠비름이나 개똥쑥을 먹는 환자들이 많은데 탈이라도 나면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문을 얻을 수 있는 한의원도 몇 군데 알고 있어야 한다”며 “환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하는 데에서 통합의료는 시작된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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