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체험학습은 아직도… 그날의 참사 잊었나?

해병대 사설캠프 참사 벌써 잊었나… 아이들 ‘체험학습’이 위험하다

지난 7월 충남 태안에서 사설 해병대 캠프 도중 고교생 5명이 사망한 가운데 인천지역에서 많은 학교가 해병대 캠프 등 정부 미인증 시설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인천시교육청과 신학용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인천지역 초·중·고교 수련활동, 현장체험학습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637건 중 539건(83.3%)이 정부 미인증시설에서 이뤄졌다.

이는 서울 71%, 경기도 55.6%보다 높은 비율이며, 수도권에서 인천지역의 미인증시설 이용비율이 가장 높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등은 청소년 활동 진흥법에 따라 전국 수련시설 종합평가를 실시, 우수 등급 이상 시설에 인증을 부여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인증시설 이용을 권고에서 의무로 강화했다.

인천 초ㆍ중ㆍ고교 올해 체험학습 83% 미인증시설 찾아

637건 중 무려 539건… 수도권서 이용비율 제일 높아

그러나 미인증시설 이용 학교들은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그램이나 해당 시설에서 임의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수련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정부 인증을 받지 못한 만큼 시설의 안전 신뢰도가 떨어져 인증시설에 비해 안전사고 발생우려도 크다.

그동안 일부 학교는 인증을 받지 않은 해병대 캠프에 무분별하게 수련활동을 맡겨 왔다.

올해 해병대 캠프 참가학교는 모두 28개 학교로, 이 중 7개 학교는 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를 이용하기도 했다.

A고교는 지난 4월 2박3일 일정으로 1학년 학생 400여 명이 충남 태안의 미인증 사설 해병대 캠프를 다녀왔다. 이 해병대 캠프는 A고교가 다녀간 지 3개월 뒤 학생 5명이 관리 부실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학부모 김모씨(42)는 “학부모 입장에서 작은 사고라도 났다고 하면 마음이 조마조마하다”며 “학교를 믿고 아이를 맡기는 건데 주먹구구식이 아닌 믿을 만한 곳에서 체험활동 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매년 몇 차례씩 시설 이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인증시설 자체가 많지 않고 또 제도에 문제가 있다”며 “전 학교에 지침을 내려 해병대 캠프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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