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맞댔더니… ‘예술작품이 된 파출소’

군포 공공예술프로젝트 ‘파출소가 돌아왔다’ 25일 공개

딱딱하고 차가운 공간으로 여겨지는 파출소가 따뜻하고 독특한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군포문화재단이 지난 5개월여 간 진행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파출소가 돌아왔다’의 결과다. 이번 주말에는 가을 내음으로 물든 산과 바다 대신, 문화 향기로 뒤덮인 군포시의 경찰서와 파출소로 특별한 나들이를 떠나보자.

군포문화재단은 25~27일 군포시문화예술회관과 군포경찰서, 금정ㆍ도장ㆍ산본ㆍ재궁ㆍ당정 파출소 등에서 공공예술 프로젝트 ‘파출소가 돌아왔다!!’의 결과물을 소개하고 축하하는 다채로운 전시와 공연을 진행한다.

재단은 지난 5월 경기도에서는 유일하게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지역문화재단 역량강화사업에 선정돼 국내외 예술가와 시민이 대거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벌여왔다. 국내외 예술가와 군포시의 문화예술가 및 단체, 청소년 등이 대거 참여했다.

참여자들은 주민에게 외면받는 파출소 건물을 비롯해 쓰레기가 쌓이는 경찰서 인근 담벼락, 버려지다시피 한 버스 정류장 등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하고자 머리를 맞댔다. 다양한 참여자만큼 다채로운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뤄,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공공예술 결과가 탄생해 눈길을 끈다.

예로 영국 출신의 아담 톰슨과 주민 10여 명은 군포경찰서 140m의 담벼락에 흔하디 흔한 벽화 대신 글자를 썼다.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그림은 의미 없다’는 주민 의견에 ‘뛰다’ㆍ‘날다’ㆍ‘걷다’ 등 한글과 그 이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 여기에 영국에서 시작된 ‘게릴라 가드닝(Guerrilla gardeningㆍ버려졌거나 아무도 돌보지 않는 땅을 가꾸는 일)’을 차용, 담벼락 한 폭을 꽃과 풀이 자라는 정원으로 꾸몄다.

권용주 작가와 군포시의 청소년 리더들은 금정파출소 외벽에 학생들이 생각하는 의미 있는 단어와 글귀를 새긴 거대한 모형 돌을 붙였다. 파출소 건물이 하나의 예술작품이 됐다.

산본 파출소에서는 프로젝트 참여 작가들의 퍼포먼스와 영상 작품을 상영, 주민에게 열린 문화예술 공간을 지향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목공예술가 팀이 낡은 버스정류장과 버려진 가구를 리폼하고, 시민으로 구성된 직장인 밴드와 연극반 등이 각각 공연물을 제작했다.

이 모든 과정은 군포시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아카이브전 ‘Work In Progress @ Pachulso, Gunpo’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 시내 곳곳에서 이뤄진 변화와 결과는 재단 측이 운영하는 버스를 타고 둘러볼 수 있다.

박찬응 예술진흥본부장은 “국내외 예술가와 주민, 청소년 등이 협업해 지역성과 시민 욕구가 고스란히 반영된 의미 있는 공공예술 결과가 나왔다”며 “‘돌아온 파출소’에 많은 시민이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 (031) 390-3514

류설아기자 rsa119@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