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대비’ 은퇴 후 다시 도서관 찾는 장년층 공인중개 등 자격증 삼매경 자영업 불안… 재취업 매진
최근 들어 노후 준비를 위해 50대 이상의 장년층들이 도서관으로 찾아들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퇴직이 현실화되면서 부족한 노후에 대비하거나,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 위해 공부에 매진하는 장년층들의 발길이 늘고 있는 것.
28일 오전 10시 30분께 수원시 북수원 도서관. 20~30대 젊은층으로 가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머리가 희끗한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쉽게 목격됐다. 제1, 2열람실에만 10여명의 50대들이 공인중개사 자격증, 컴퓨터활용자격증, 제과제빵기능사 등의 문제집을 펼쳐놓고 책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는 모습이 마치 고3 수험생을 방불케 했다.
북수원 도서관 제1 열람실에서 만난 이모씨(57)는 도내 한 은행의 지점장으로 올해 말 퇴직을 앞두고 있다. 이씨는 “휴직기간 동안 제2의 인생을 위해 그동안 관심있었던 문화재수리기술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다”며 “예전엔 ‘퇴직하면 장사나 하지’ 했지만 퇴직금만 날리는 경우가 많아 하루에 10시간씩 공부하며 자격증을 따는 또래들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수원시 중앙도서관에서도 책가방을 메고 도서관으로 들어서는 장년층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중견건설사에서 25년간 일하다 퇴직 한 뒤 전기기사 자격증 취득을 준비 중인 임모씨(56ㆍ수원시 영통구)는 “퇴직하면 해외여행과 봉사활동을 하면서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려했는데 요즘 시대엔 꿈도 못꾸는 얘기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실제 늦깎이로 취업을 위해 자격증에 도전하는 장년층이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국가기술자격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자(64만4천061명) 가운데 50대 취득자는 2만6천310명으로 2007년 1만5천246명에 비해 73% 증가했다. 60대 이상 취득자 역시 2007년 1천369명보다 2배가량 늘어난 3천103명이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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