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기업의 생존전략은 세계화로 통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래도 세계화(globalization)이다.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회자되고, 이야기가 쏟아져 누구나 쉽게 알고 있다. 세계화는 현재 전 세계를 휩쓸고 있고 국가든, 기업이든, 혹은 개인이든 아무도 비켜갈 수 없는 엄연한 세계사적인 흐름임에 틀림없다. 21세기를 들어선 지금 세계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이런 세계화 현상을 심화시킨 기본적인 동력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시장기제(Market Mechanism)의 작동 영역의 확대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교통, 통신, 군사기술의 발전을 낳았고, 이로 인해 국경을 초월한 인적, 물적 그리고 아이디어의 교류가 용이해졌다. 이는 또한 시장기능의 공간적 확대와 심화를 가속화해 상호의존을 증대시켰다.

시장기제의 확대와 상호의존의 심화 때문에 과거에는 한 국가의 고유 주권의 영역으로 간주되었던 경제관행, 환경, 노동 등의 문제가 국제적 규제의 대상으로 등장했던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가 대외 지향적인 경제발전을 계속 추구하는 한 더 이상의 세계화 현상을 거부하거나 취사선택할 자유가 우리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유럽의 통합은 북미의 결합을 촉진하고 있고, 나아가서는 아·태 지역의 협력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령 지역화 과정이 세계화 과정 속도를 어느 정도 둔화시킨다 해도 국가간 국경선이 21세기의 경제·문화·환경 등 삶의 질을 결정하는 제반요소들의 움직임을 가로막는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이 확실하다.

왜냐하면 정보·교통·수송 분야의 혁명적 테크놀로지는 국가라는 단위를 실제로 정의하는 국경선 통제를 점차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국가 영토의 구분이 자본·기술·상품 노동 등의 이동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시장경제의 세계화를 뜻한다. 특히 사회주의가 몰락함으로써 어떤 형태로든 시장경제가 세계경제의 기초가 됨으로써 경제의 세계화는 곧 세계적 경쟁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세계화 물결은 세계질서를 이데올로기에서 경제중심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WTO체제라는 새로운 국제교역질서 속에서 세계는 지구라는 단일 시장을 놓고 패권을 다투게 되는 경제적 무한 경쟁의 시대로 가고 있다. 따라서 세계화는 교통과 통신의 발전으로 세계가 좁아지고 교류의 범위가 세계로 넓어진다는 단순한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되며 그 바탕에는 국가간 이기주의와 지역경제권 간의 힘의 대립이 엄존하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만 한다.

특히 대외 의존도가 60%에 가까운 우리나라는 세계화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 30년간은 비교적 자유로운 국제 경제 환경(GATT) 속에서 여러 가지 법적, 제도적 보호 장벽을 통해 국내 산업을 육성하고 수출에 주력함으로써 국민소득이 일인당 3만불 시대에 도달하는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지만, 이제 지난 30년간의 성장정책과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방식이 근본적으로 재검토 돼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형태도 고급화, 대형화로 바뀌고 있다.

필요에 의한 양적 소비에서 만족을 위한 질적 소비로 바뀌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시장도 더 이상 만들면 팔리는 소품종대량생산 시대에서 다품종소량생산 시대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들어 세계화 물결이 국내에도 밀어닥치고 급속히 국내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WTO 출범, OECD 가입으로 저가품 시장은 후발개도국에게 고가품 시장은 선진국에게 내주는 등 외국상품의 국내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렇듯 세계화의 물결은 안팎으로 우리 기업의 생존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位記)란 그것을 수용하는 태도와 방법에 따라 위험요인이 되기도 하고, 기회요인이 된다는 것을 역사는 가르치고 있다.

김만균 경기과학기술대 중소기업경영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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