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전산 장애’… 출국 수속 1시간 올스톱 ‘승객 큰불편’

오전 6시 ‘발권시스템’ 말썽 관리·운영 외국회사에 의존 원인 파악도 못해 허둥지둥

3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의 체크인 카운터 시스템에 전산 장애가 발생, 출국을 앞둔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7분께 항공사 공용 체크인 시스템에서 전산 장애가 일어나 각 항공사의 발권 업무가 동시에 중단됐다.

이 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미국 본사가 오전 6시50분께 원격 장애 복구에 나서 체크인 업무는 1시간이 지난 오전 7시25분께에야 정상화됐다.

탑승객의 좌석을 배정하는 시스템에 장애가 생기면서 각 항공사의 항공권 발권 카운터는 항공권 발권은 물론 기내 수화물 접수 업무가 중단되거나 수작업으로 이뤄져 차질을 빚었고, 여행객들은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등 출국 수속이 지연됐다.

특히 전산망이 정상화된 후에도 보안검색을 위해 출국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여행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수많은 여행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다행히 에어마카오 항공기 1편이 지연 출발했을 뿐 대부분의 항공편은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하지만, 인천공항 발권 시스템의 허술한 관리·운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발권 시스템은 제작사인 미국 ARINC사가, 시스템은 항공사협의체(AOC)에서 각각 관리·운영하는 등 모두 외국회사·협회 등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당국과 공항공사는 전산 장애 원인조차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제작사가 복구작업을 하기만을 손 놓고 기다려야만 했고, 결국 전산 장애 사고 발생 이후 40여 분이 지난 뒤에야 복구작업이 시작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변재일 의원(·충북 청원)은 “발권 메인시스템은 물론, 이를 대체할 백업시스템도 동시에 문제가 발생했다. 복구가 조금만 늦었더라면 대규모 항공기 지연 사태가 빚어져 업무마비가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대체시스템이 모든 항공사에 적용되도록 할 것과 이번 문제 발생의 명확한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해 업체 측에 손해배상 등을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 관계자는 “시스템 장애가 일어난 것을 확인하고 3분 만에 자체 개발한 체크인 카운터 시스템(CUPPS)으로 전환 운영하는 한편, 일부는 셀프 체크인 시스템을 이용해 출국하도록 안내하는 등 혼란을 최소화했다”며 “CUPPS를 내년까지 모든 발권 카운터에 설치·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lmw@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