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은 세계보건기구 등이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그런데도 인천시와 인천교통공사의 석면 안전대책은 허술하고 미흡하기만 하다. 인천시의 석면슬레이트 지붕 대체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인천교통공사가 건설 운행 중인 인천지하철 역사(驛舍) 전부가 석면 자재를 사용해 일부 역사는 석면노출 위험이 크지만 손 놓고 있는 상태다.
석면 가루는 미세한 바늘과 같아서 숨 쉴 때 호흡기로 들어오면 폐에 박혀 녹거나 배출되지 않아 조직을 손상시키고 폐암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석면은 불에 타지 않고 강도(强度)가 높으며 장기간 변형되지 않아 건축자재와 방화재 등으로 널리 쓰였다.
그러나 미국은 인체 유해성 때문에 이미 1989년 사용이 금지됐지만 우리나라는 20년 뒤인 2009년에야 사용 금지됐다. 인천지역엔 1970년대 새마을사업으로 지붕을 개량할 때 대량 사용된 석면슬레이트 건물이 1만1천709동에 달한다. 시민의 건강을 위해 석면슬레이트 지붕 교체는 하루가 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당국은 예산타령만 하고 교체사업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 신개발지엔 예산을 펑펑 쓰면서도 시민 건강을 위협하는 슬레이트 지붕 교체는 인색한 것이다.
당국의 인식이 이러니 시민들마저 둔감하다. 상당수 시민들이 석면슬레이트의 유해성을 인식하지 못해 지붕 교체에 미온적이다. 슬레이트 조각들을 아무데나 버려 2차 환경오염의 우려도 크다.
인천시는 지난 2011년부터 지붕 개량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3년 간 215가구만 지붕을 해체했을 뿐 교체 가구는 전무한 상태다. 지붕개량 지원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1채당 지원금이 국비와 지방비 30%씩을 포함 최대 120만원이지만 실제 경비는 500만원 이상 든다. 지붕개량 대상이 거의 영세민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전액 지원이 필요하다.
인천지하철 역사 내서 검출되고 있는 석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하다. 인천지하철은 하루 평균 22만명(2010년 말 기준)의 시민이 이용하는 대중 교통수단이다. 최근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이 조사한 결과 인천지하철 29개 모든 역사가 석면 자재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박촌역과 인천시청역·인천터미널역·문학경기장역·신연수역·동막역 등 6개 역사는 석면 노출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인천교통공사는 무사태평이다.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적(敵)은 물론 ‘공해’이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이에 대한 무감각과 몰인식이다. 하루빨리 친환경 자재로의 대체 등 석면 제거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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