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간판 붙이고 ‘환자 현혹’

광주지역 병원 “건물 임대 당시 달려 있어… 민원후 철거”

광주시의 한 병원이 없는 응급실을 있는 것처럼 간판을 내걸고 허위 홍보를 하며 개원, 환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광주시보건소는 개원 허가 전 현장실사 과정에서 병원 건물에 응급실 간판이 걸려 있는 것을 알고도 묵인 한 것으로 알려져 특혜 의혹마저 일고 있다.

7일 광주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광주시 경안동에 위치한 T병원은 지하 2층~지상 6층 건물에 지난 10월10일 8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정형외과·내과·신경외과 등 8과목을 진료과목으로 광주시보건소에 등록을 마치고 개원했다.

그러나 T병원은 개원허가 수개월 전부터 개원 후 보름여 동안 병원 외벽에 응급실 있는 것처럼 간판을 설치해 놓고 광고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나 허위 광고로 환자를 현혹 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T병원은 옥상과 외벽에 설치한 간판과 병원구급차에 내과, 척추관절 등 진료 항목을 표시하고 MRI, CT 등 의료장비를 갖추고 있다고 광고를 했지만 이 장비를 사용하려면 200병상 이상의 공동병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장비는 있으나 사용할 수 없다. 이와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절차없이 건강검진을 하고 있다고 광고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A씨는 “정말 위급한 환자가 응급실이 있는 줄 알고 찾아 왔다가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생명을 위협 받는다면 누가 책임질거냐”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병원 개원 수 개월 전부터 간판을 설치하고 광고를 하는데 관계 기관은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9월 병원건물을 임대할 당시부터 달려 있던 간판으로 병원개원 준비에 바빠 문제가 되는 지 미처 파악하지 못했지만 민원 발생 후 철거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이전 병원이 사용하던 간판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새로 개원한 병원도 비슷한 진료과목으로 응급실을 설치한다고 해서 문제삼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민원발생 이후 현장실사를 통해 시정조치 했다”고 말했다.

광주=한상훈기자 hs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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