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운임은 제자리인데… 경유값은 무려 8배이상 뛰어 일할수록 적자 기현상 심화 물가인상 만큼 운임 올려야
“덤프트럭에 기름 값 지원을 해주든가, 물가 상승에 맞춘 운임 인상이 절실합니다.”
송도국제도시의 한 건설현장에서 25t 덤프트럭을 모는 박철호씨(48·인천 남구)는 일을 하면 할수록 빚만 늘어난다.
10여 년째 덤프트럭 운임은 제자리걸음이지만, 경유값은 8배 이상 비싸졌다.
박씨가 하루 온종일 일해 버는 돈 30여만 원에서 총 수입의 절반이 넘는 기름 값과 보험비 등 유지비를 제외하면 수중에 쥐는 돈은 거의 없다.
더욱이 최근 덤프트럭으로 개조된 화물트럭들이 건설현장에 투입되면서 일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다.
화물트럭은 덤프트럭으로 개조를 하더라도 매달 150만 원(12t 이상)의 유가보조금을 받지만, 건설기계로 분리되는 덤프트럭은 아무런 지원이 없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박씨는 “기름 값과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운임은 그대로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푸념했다.
덤프트럭 운전사 조영진씨(45·인천 연수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덤프트럭 운전사는 특수고용직으로 분리돼 회사의 기름 값 지원은 기대할 수조차 없다.
지인들이 하루에 50만 원 이상 번다고 부러워하지만, 정작 기름 값에 차량 할부금 30여만 원(1개월 900만 원) 등을 빼면 오히려 적자를 보기 일쑤다.
조씨는 “기름 값 등을 제외하면 최저임금도 못 받을 때가 잦다”며 “화물트럭처럼 정부가 유가보조금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민주노총은 덤프트럭 운전사 4명 중 1명 이상이 신용불량자이고, 평균 부채가 4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서부건설기계지부 관계자는 “덤프트럭 운전사들의 한탄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유가보조금 문제, 화물트럭의 덤프트럭 개조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오는 28일 ‘무기한 상경 투쟁’을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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