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도… 졸업도… “이 죽일놈의 학자금 대출”

학자금 ‘대출의 덫’ 가압류ㆍ강제집행 속출 청춘들은 고달프다

“학자금 대출 탓에 학업은커녕 졸업하기가 두렵습니다.”

인천의 한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A씨(20·여)는 매일 오후 6시면 아르바이트 장소인 호프집으로 향한다. 자정 무렵이 돼서야 퇴근하기 때문에 집에 와서는 공부보단 잠을 자기 바쁘다.

이 같은 피곤한 생활의 반복은 지난해 입학한 후 3학기 동안 받은 900만 원의 학자금 대출 때문이다. 졸업한 뒤 원금을 갚는다는 원리금 상환 조건이 있지만, 매달 이자 3만 원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대출 학자금 갚기 위해 알바전선 고된 하루하루

신용유의자 될까 걱정 휴학까지 내몰리는 현실

최근 5년간 장기연체 인천 300명 신불자 추락

인천의 한 대학 4학년 B씨(25)는 내년 졸업을 앞두고 휴학을 고려하고 있다. 취업준비가 덜 된 것도 있지만, 그동안 3차례에 걸쳐 받은 1천140만 원의 학자금 대출이 큰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졸업 후 바로 취업이 된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대출금 상환을 못 해 결국 신용 유의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일단 학생신분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B씨는 “학과 생 열의 셋 정도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 이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취업 성공에 확신이 없는데다 대출금 상환 때문에 무작정 졸업을 할 수도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자금 대출로 인해 대학생들의 본분인 학업과 졸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용 유의자 대학생도 상당수에 달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장학재단에 따르면 최근까지 전국 대학생 140여만 명이 11조 6천억 원의 학자금대출 빚을 지고 있다. 이 중 6개월 이상 연체한 신용 유의자는 4만 1천여 명(인천 2천800여 명)으로 연체금액만 2천5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장기연체로 인해 가압류와 강제집행 등 법적 조치를 받은 학생이 인천에만 300여 명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은 “평균 730만 원대의 높은 등록금이 대학생들이 빚에 허덕이는 근본적인 이유”라며 “10~12%에 달하는 연체금리를 하향조정하는 등 대학생을 위한 정부차원의 구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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