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 사업… 중구 구민 혈세 줄줄샌다

前 구청장 10억들여 추진 개항장문화지구 내 테마박물관사업
김홍섭 구청장 보선 당선 후 중단… 구청 직원 사무실로 사용

현직 구청장이 과거 구청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해 수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26일 중구에 따르면 김홍복 전 중구청장(구속)은 지난 2011년 개항장문화지구 내 테마박물관(문화체험박물관)을 조성하고자 10억여 원의 구비를 들여 중앙동 1가 2번지 5층 규모(연면적 1천275㎡)의 건물을 사들였다.

이후 구는 3천여만 원을 추가로 투입해 건물 리모델링 실시설계용역을 마친 뒤 본격적인 공사를 위한 13억 원의 시 재원조정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박물관 건립 사업은 더이상 진척 없이 멈췄다. 지난해 12월 말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홍섭 구청장이 갑자기 사업 중단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구는 전임 구청장 때 공모를 통해 박물관 운영업체로 A사(3년간 운영)를 선정했음에도 일방적으로 ‘사업종결 안내’를 통보한 후 박물관 건립 사업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A 업체는 현재 구를 상대로 3천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신임 구청장 한마디에 구는 박물관 건물매입비 등 10억여 원을 낭비하고, 추가로 소송까지 휘말리게 됐다.

특히 구는 박물관으로 사용하려던 건물을 사무실과 회의실, 구 펜싱선수단 숙소 등으로 사용키로 계획했지만, 현재 5층 건물 중 2개 층만 직원 사무실로 사용하고, 4천여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4층은 단순작업장 및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

또 선수단 숙소로 사용하려던 5층과 1층은 비어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최근 종합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적발, 기관장 경고와 함께 시 교부금 13억 원을 반납하도록 통보했다.

시 관계자는 “신임 구청장이 해당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더라도, 사업 중단 때엔 충분한 검토와 합의과정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선정된 A 업체가 장난감 관련 테마 업체여서 당초 박물관 건립 취지인 개항장 문화지구 역사 조명과는 거리가 멀다는 구청장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A 업체와 원만한 합의를 하는 한편, 매입한 건물은 구청사 별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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