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스러운 부츠… ‘디자인’만 보지말고 ‘발 건강’도 따져보자

겨울철 부츠 제대로 고르는 법

날씨가 부쩍 추워진 요즘, 거리로 나서면 목이 높게 올라온 부츠로 한껏 멋을 낸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는 남성들 사이에도 부츠가 유행하면서 더이상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차가운 기운으로 근육과 혈관이 위축돼있는 상태에서 하체를 조여 부담을 주는 디자인의 부츠는 오히려 혈액순환에 장애를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바닥이 납작하고 딱딱한 어그부츠는 발에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데 적합하지 않아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너무 꽉끼면 하지정맥류 부른다

종아리에 밀착된 디자인의 부츠는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정맥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겨서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튀어나오는 질환을 말한다. 하지정맥류는 누워 있거나 다리를 들고 있을 때는 그 정도가 경미해지거나 없어지지만, 서있는 자세에서는 그 정도가 다시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오랜 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이 부츠를 착용하면 종아리 근육이 경직되고 혈액 순환이 지연되면서 하지정맥류가 악화될 수 있다.

민트영상의학과 김재욱 원장은 “겨울철에는 꽉 끼는 부츠 착용으로 다리 정맥에 부담을 줘 하지정맥류 위험이 크다”며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으로는 정맥절제수술, 레이저치료, 혈관경화주사요법 등이 있는데 최근에는 레이저치료와 혈관경화주사요법을 많이 실시한다”고 말했다.

■너무 높거나 낮은 굽, 발 건강 ‘적신호’

굽이 높은 부츠도 발 건강을 위협한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방향으로 휘어 들어와 엄지 관절이 기형적으로 돌출되는 무지외반증은 물론 골반이 틀어지거나 만성적인 요통을 부를 수도 있다.

정경진한의원 원장은 “굽이 높은 신발은 신체의 무게중심이 높아져서 발가락은 물론 허리까지 부담을 준다. 특히 한쪽으로 체중이 실릴 경우 골반이 틀어질 수도 있고, 만성적인 요통을 유발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굽이 낮은 어그부츠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바닥이 평평해 걸을 때 전해지는 충격이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돼 발바닥 아래의 근육조직인 족저근막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반복돼 염증으로 발전된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주로 달리기운동을 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으로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발바닥에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성빈센트병원 재활의학과 김준성 교수는 “발바닥에 테이핑을 하고 족저근막과 종아리근육을 스트레칭해 증상이 호전되기도 하지만, 효과가 없는 경우 주사치료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좋은 신발을 고르려면 굽은 2.5㎝ 이하인 것을 구입하되 굽이 전혀 없는 신발을 피해야 한다”며 “치수는 선 상태에서 가장 넓은 볼을 선택하고, 자신의 발보다 조금 큰 신발을 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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