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박보환

전국 국립공원 지킴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국토의 핵심보전지역이라 할 수 있는 국립공원의 자연 생태계를 보전·복원하고 4천만명이 넘는 탐방객이 안전하고 즐겁게 다녀갈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고 보람찬 일이다”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은 공단 업무에 대단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있었다. 이를 나타내듯 박 이사장의 집무실에는 지리산 천왕봉, 한려해상 등 멋들어진 사진과 국립공원 현황이 표시된 지도가 곳곳에 걸려 있었다.

박 이사장은 지난 11월 7일 서울 마포구 공단 사무실서 가진 인터뷰에서 “공단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하나는 생태계 보전, 다른 하나는 보전된 생태계 훼손을 막는 일”이라고 했다.그를 만나 공단 경영 철학과 중점 사업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갓 두 달… ‘성실함’과 ‘준비성’으로 국감서 의원들 관심 이끌어내

취임한 지 이제 갓 두 달이 돼간다. 하지만 국립공원에 대한 사랑과 열정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공단이 관리하고 있는 지리산, 설악산, 소백산, 무등산, 북한산, 계룡산 등 9개 국립공원 곳곳을 이미 다녀왔다.

전직 국회의원인 박 이사장에서 정치인 출신으로서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의 기대와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운을 떼며 “국립공원 전문가는 아니지만 의정활동과 정치경험을 토대로 공단을 잘 이끌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런 그의 철저한 준비성과 자신감은 취임 한 달 만에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그는 “의정활동 경험이 수감자로서의 답변 태도에 많은 도움이 됐지만 근본적으로 의원들이 국립공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준 데다 공단에 애정을 갖고 있던 덕분”이라며 되레 겸손을 표했다.

박 이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 사항은 자연보전 문제와 탐방객 안전 문제라고 설명했다.

자연보전 문제와 관련, 그는 “의원들이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외래종 관리 문제와 소나무 재선충과 같은 산림 피해를 염려했는데 공단은 돼지풀, 가시박, 붉은귀거북 등 외래종 18종을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하고 집중 퇴치 활동을 벌이는 한편 토종식물을 외래종 식물 주변에 심어 외래종 번식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탐방객 안전에 대해서는 “국립공원에 연간 4천만명이 방문하고 있는 만큼 탐방객 안전은 지속적인 관심사”라며 “신속한 구조시스템을 운영하고 사고가 빈발하는 샛길 출입을 효과적으로 금지하거나 암릉 등반객의 안전장비를 확인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과 사후조치를 모두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경기·서울 지역에 걸쳐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은 연간 방문객이 800만명으로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탐방객이 가장 많은 만큼 샛길 출입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백운대와 같은 암반층 토양복원 사업을 추진했으며 사고 빈발 지역 주요 입구에서 안전 장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등 탐방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달가슴곰’ ‘산양’ 등 멸종 위기종 복원사업 주력

박 이사장은 공단의 역점 사업으로 멸종 위기종 복원사업을 꼽았다. 박 이사장은 “현재 반달가슴곰 29마리가 지리산에 살고 있는데 자체 서식이 가능한 개체 수인 50마리까지 늘릴 계획”이라면서 “설악산, 오대산, 월악산에 서식 중인 산양은 최소 존속 개체 수인 100마리까지 늘리는 게 목표이며 이후 백두대간 생태축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멸종위기 동물은 야생성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일정 구역에 망을 치는 연방사 방식을 통해 생존본능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며 만족스런 표정으로 “최근 소백산 여우가 잘 적응해 문을 열었다”고 자랑했다.

박 이사장은 ‘생태나누리’ 사업과 ‘명품마을’ 사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국립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생태나누리 사업은 다문화 가정이나 노인,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국립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교통비와 식비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박 이사장은 “2009년 시행된 생태나누리 사업은 2천300만원에 참가자 845명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것이 올해는 후원금이 9억원을 넘어섰고 지난달까지 참가자가 2만명을 넘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명품마을과 관련, 박 이사장은 “국립공원 내 10개 마을을 명품마을로 선정해 특산품 등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가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생태계를 잘 보전하면 이득이 된다는 인식을 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오지에서 가족과 생이별 고생하는 직원 처우개선에 앞장

박 이사장은 개선돼야 할 점으로 공단 직원들의 근로복지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전국 국립공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임금 수준도 낮지만 자녀교육이나 생활문제 때문에 가족들은 주변 도시에 거주하고 본인만 근무지 근처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두 집 살림으로 말미암아 주거비가 상승하게 돼 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며 근로복지 문제 해결이 시급함을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탐방로가 아닌 곳까지 순찰하는 등 목숨 걸고 일하는 직원이 많음에도 처우가 좋지 않다”면서 “공단은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데 다른 직원들의 임금 수준이 준정부기관 직원들의 75% 수준이며 환경부 산하 기관 직원들의 81%에 불과하다”고 근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급여 인상을 위한 노력도 해야겠지만 직원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한 관사확충도 병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전국 오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처우개선은 재임기간 중 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사항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박 이사장은 좌우명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주저 없이 “선공후사(先公後私)”라고 답했다. 그는 “과거 당직자로서, 정치인으로서 국가와 국민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며 “이제 공단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차례다. 아마 이 다짐은 변함없을 것이고 평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부적으로는 국회, 정부부처 등 공단과 관련된 외부 기관에 공단이 하는 일들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고 거기에 맞는 지원을 이끌 것이며 내부적으로는 변화를 주도하고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해 공단이 한 걸음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도록 앞장서겠다”며 앞으로의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대담 _ 정근호 기자 k101801@kyeonggi.com

정리 _ 송우일 기자 swi0906@kyeonggi.com

사진 _ 전형민 기자 hmje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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