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개발 가속화… 어족자원 씨 마른다 [서해안 생태계가 위험하다] 1. 어획량 급감에 신음하는 어민들
서해안 일대의 생태 환경 변화로 바다를 삶의 터전 삼아 수십여년을 살아온 수천가구의 경기지역 서해안 일대 어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서해안 일대를 대형 선박이 들어서기 좋은 환경으로 개발하기 위한 개발 공사가 진행되면서 어획량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고, 잇따른 화력발전소 가동에 따른 수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서해안 일대 생태계 환경 또한 조금씩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어민들의 피해를 보상해 줄 법률 체계와 지원책 등은 여전히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본보는 고통받고 있는 어민들의 현주소와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평택ㆍ당진항 진입항로 준설 오폐수 유입… 생태계 변화
바지락 집단 폐사하고 광어ㆍ우럭 수확량 절반 ‘뚝
올들어 경기도내 서해안 일대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화성, 평택, 안산 지역 어민 3천여 가구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는 평택ㆍ당진항 진입항로 1구역 준설공사 등 서해안 개발 공사에 따른 오폐수 유입과 갯벌 환경 변화 등의 영향으로 이 일대 해양 생태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이 지역 어민들이 서해안 생태계 변화로 장기적인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피해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피해 보상 수준을 둘러싼 어민들과 시공사 측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서해안 일대 어민 등에 따르면 (주)현대제철은 지난 6월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 입파도와 서신면 도리도 일대 32만9천500㎡에 최저 수심14m~최고 18m의 항로를 준설하는 평택ㆍ당진항 진입항로 1구역 준설공사에 착수, 올해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주)현대제철은 오탁방지망 설치 등을 통해 일대 해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49만2천971㎥ 규모의 해저 토양 준설로 인한 오폐수 발생과 대규모 토사 이동 등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서해안 일대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어민들에 따르면 올해 도내 서해안 일대 어획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어민들의 겨울철 주요 수입원인 바지락의 경우 60%가량이 집단 폐사해 수확량이 지난해의 40%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으며, 낙지 수확량 또한 절반 가량으로 뚝 떨어졌다. 이와 함께 광어, 우럭 등 어획량도 지난해의 60%에 그치고 있으며 김 수확량도 이물질 유입 등의 영향으로 20~30%가량 감소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화성, 평택, 안산 지역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 등의 피해가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하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50여년을 제부도서 살아온 어민 A씨는 “보통 갯벌로 낙지를 캐러 가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2시간을 기준으로 40~50마리는 잡을 수 있었는데 올해는 20마리 잡기도 쉽지 않다”며 “가장 큰 문제는 피해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어 그는 “경제 발전을 위해 서해안을 개발하는 것도 좋지만 수십년을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온 어민들이 그 피해를 모두 짊어져서는 안되는 만큼 단기적 보상이 아닌 장기적인 환경 변화 부분까지 고려한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현대제철 관계자는 “어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국가 공인 기관에 의뢰해 피해 규모를 조사한 뒤 피해 보상 수준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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