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인재 키우기도 좋지만…” 전문인력 급한 IT업계 속앓이 내년 ‘산업기능요원’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졸업생에 한정
정부가 내년도 산업기능요원 배정을 발표하면서 도내 중소 벤처ㆍIT업체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정부가 고졸 취업활성화와 기술명장 키우기를 앞세워 ITㆍ벤처기업 등이 포함된 기간산업분야 인력 전원을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졸업생으로 한정해 당장 내년부터 학부생을 모집할 수 없기 때문이다.
16일 병무청에 따르면 병무청은 2014년 산업기능요원 8천명을 4천682개 업체에 배정하면서 현역병 입영대상자 4천명 중 기간산업분야 인원 3천530명을 전원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 졸업생으로 한정했다.
올해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 졸업생을 1천801명 배정한 것에서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제조업, IT 등 기간산업분야는 내년부터 특성화고ㆍ마이스터고 졸업생만 산업기능요원으로 배정 받을 수 있다.
정부, 고졸 취업활성화정책 일환 정보통신분야 ‘같은 잣대’ 우려
“개발인력 등 빠지면 경영 차질” 대학생 채용 업체는 ‘발등의 불’
이에 산업기능요원을 활용했던 도내 벤처ㆍIT업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정보통신 분야는 개발 프로그램 등을 다를 줄 아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데 적정한 인력을 뽑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현재 대학생 산업인력요원을 채용한 기업은 이들이 내년부터 당장 산업인력요원에 해당하지 않아 인력을 빼야 하는 상황에 처해 경영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있다.
안양시 만안구에서 앱 개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사 관계자는 “직원 수가 9명 밖에 되지 않는 우리 같은 소기업 IT업체는 이직률이 높아 전문능력을 갖춘 이공계 출신의 산업기능요원이 가뭄의 단비처럼 큰 힘이 됐다”며 “현재 1명의 학부생 산업인력요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산업인력요원에 해당하지 않아 함께 일할 수 없게 돼 개발에도 당장 큰 차질이 생긴다”고 걱정했다.
고졸 취업활성화라는 정부의 큰 틀에는 공감하지만 제조업에 필요한 잣대를 IT분야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제조업 시각으로만 산업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를 운영 중인 B사 관계자는 “고졸 학생들만 채용할 수 있다면 몇 개월 간 학원에 보내고 교육을 시켜야 할 입장”이라며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창조경제를 외치면서도 소프트웨어 분야를 여전히 등한시하는 것을 보여주는 일례로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졸업생을 채용하는 업체에 가산점을 주는 방법 등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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