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동량 200TEU 돌파한 인천항의 과제

대업을 이뤘다. 인천항의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이 1983년 개항한 이후 200만TEU(1TEU :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돌파했다. 지난 5일 오후 베트남으로 향한 대만 선적의 ‘완하이 206호’에 200만 번째 컨테이너 박스를 선적하면서 이룬 쾌거다. 국내 항만 중에는 부산항, 광양항에 이어 세 번째다.

프랑스 르아브르항, 호주 시드니항, 미국 시애틀항 등 세계 60위권의 글로버항만과 명실상부하게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역경이 없지 않았다. 2005년 100만TEU를 돌파한 뒤 2010년 190만 2천TEU, 2011년 199만 7천TEU, 2012년 198만 1천TEU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물동량 의존도가 높은 중국 화물이 감소하면서 전국 3대 항만 중 유일하게 컨테이너 물동량이 감소했다. 컨테이너 처리항으로 세계 5위권인 부산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광양항 등과 비교해 처지도 열악했다.

그러나 올해 초 세계경제 위기와 국내경기 침체로 저성장 장기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해운경기 또한 바닥을 치는 상황에 대처, 기존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소형화 위주에서 대형화주로 타킷을 변경했으며 단순 매칭에서 간접적 시장개입 매칭으로 마케팅 방식을 강화했다. STX팬오션과 부인선서비스 중단으로 줄어든 항로와 선사 대체를 위해 동남아 노선 3개를 새로 개설하고 국적 외항선 서비스를 연계시켜 볼륨을 유지해 물동량 200만TEU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제 인천항은 내년 목표 230만TEU에 이어 2016년 300만TEU, 2020년 430만TEU 달성을 위하여 힘차게 항진해야 한다. 세계 50위권 항만으로 도약하기 위해 포워더와 선사 간 매칭으로 부산항 및 광양항 이용 수도권 유치는 물론 유럽, 미주 등 원양항로 신규개설에 적극 매진해야 한다. 특히 인천항의 환 황해권 중심항만이 되기 위해서 인천~북중국 간 컨항로 개방과 인천 신항 개장, 적정수심 확보, 인천항을 경유하는 환적화물 노선을 유치하는 일에 각별한 공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의 협조 또한 절실하다. 최근 대통령이 강조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상, 그리고 협상을 개시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을 조속히 성사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2015년 인천 신항의 차질없는 개항과 함께 항만 배후단지 건설 등에 재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1974년 갑문을 준공한 이후 수도권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수입항에 불과했지만 이젠 한국 경제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하는 수출입항만으로 우뚝 섰다. 매년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 500만TEU의 위업을 이루는 인천항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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