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 구하려다… 현장 책임자 안타까운 죽음 양주 폐수처리장 저장탱크 뛰어들어 함께 참변
코리안 드림을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낯선 이국 땅에 온 외국인과 사고를 당한 외국인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던진 한국인이 함께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20일 오전 9시40분께 양주시 광적면 가납리 음식물 폐기물처리업체인 (주)혜원의 폐수처리장 저장탱크를 수리하던 우즈베키스탄인 투르시노프씨(36)와 현장 책임자인 K씨(62)가 빠져 숨졌다.
이들은 깊이 3m 아래 저장탱크에 빠져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양주소방서 구급대원들이 폐수 저장고에 빠진 이들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두 사람은 이미 숨진 후였다.
이날 사고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일용직 근로자인 투르시노브씨가 사다리를 타고 저장고 안의 파이프를 정비하다 미끄러지면서 저장탱크에 빠지자 이를 본 현장 실무책임자인, K씨가 구하기 위해 들어갔지만 함께 빠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경찰은 투르시노브씨가 이날 폐수저장탱크 위에서 밸브를 점검하다 발을 헛디뎌 탱크 안으로 떨어진 뒤 K씨는 투르시노브씨를 구하려 탱크에 들어갔다가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현장 인근에 있던 폐수운반 기사는 경찰에서 “K가 외국인 근로자가 탱크에 빠졌다며 빨리 신고하라고 해 119신고를 하러 갔다 온 사이에 K씨도 빠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저장탱크의 수심이 1m도 안되지만 두 사람이 경사진 바닥으로 미끄러진 뒤 저장탱크에 차있던 가스에 의해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업체 측이 안전 설비와 장비 규정을 준수했는지 여부와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양주=이종현기자 major0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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