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기회복 說… 說… 說… 한숨쉬는 中企 중소·내수기업 “불안감 여전” 중기 BSI 전분기比 3p↓ ‘91’ 자금압박에 체감경기 ‘꽁꽁’
시흥시에서 건설 피복업체에 반제품을 납품하는 화학제조 A사 대표 김모씨(50)는 내년도 회사 운영 계획을 세우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규모가 중기업인 협력업체로부터 두 달째 납품가를 받지 못해 당장 다음달부터 인건비마저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다른 납품업체로부터 받은 금액으로 간신히 회사 경영을 해나가고 있지만, 협력사 대부분이 결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김 대표는 “인근에 있는 업체를 봐도 사정이 워낙 안좋다 보니 협력업체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결제를 미뤄 자금줄이 말라버린 업체가 한 둘이 아니다.
세계경기가 회복되면서 내년도 경기가 좋아질 거라고 하는데, 내수침체로 가동률이 절반에 못미치는 업체가 허다해 올해처럼 사업 유지만 할 수 있어도 다행일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글로벌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내년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자금압박에 시달리며 내년도 경기를 비관적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2천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전망치는 94로 올 4분기(96)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일부 거시경제지표가 개선되고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대로 예상하고 있는 것과 달리 기업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 형태별로 살펴보면 대기업과 수출기업이 상대적으로 내년도 경기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은 대체로 어둡게 내다봤다. 대기업의 BSI는 지난 분기보다 3포인트 올라 97을 기록했지만, 중소기업은 오히려 3포인트 떨어진 91에 그쳤다. 수출기업은 기준치인 100에 도달하며 기대감을 표출한 반면, 내수기업의 BSI는 3포인트 내려가 90까지 하락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기로는 ‘내년 하반기’(45.4%)와 ‘2015년 이후’(38.9%)로 내다보는 기업이 ‘내년 상반기’(14.5%)보다 훨씬 많았다. 내년 경제성장률을 ‘상고하저’로 내다본 주요 기관 전망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일부 경제지표와 달리 기업들의 경기 회복 기대감은 높지 않은 것 같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대내외 환경 변화의 파장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큰 만큼 정책적 배려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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