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연 경기필 예술단장
“저는 음악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의 열정을 토대로 단원들의 좋은 제안을 받아들여 최고의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싶어요”
신임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시연 지휘자(38·사진)는 지난 28일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성 지휘자는 여성으로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공립 오케스트라의 예술단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이 타이틀이 그저 영광으로만 다가오지 않는 이유는 현재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상황과 맞물려 있다.
경기필은 지난 6월 구자범 예술단장의 사임 이후로 지휘자가 6개월간 공석이었던 데다, 최근 일부 단원이 구 전 단장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게 된 성 지휘자.
그는 “지휘자와 단원이 서로 생각을 주고받는 가운데 호흡이 형성된다. 음악에 대한 열정만 앞세울 게 아니라 단원들에게 존경심으로 다가가면 단원들도 내 본심을 내치지는 않을 것이다. 저는 듣는 것을 좋아한다. 나름 제 결정이 리더로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내려야 하지만 좋은 제안이 있으면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10월12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주최 도립예술단 페스티벌 ‘환상교향곡’ 음악회에서 경기필을 지휘해 인연을 맺었다.
성 지휘자는 경기필 단원들에 대해 “악장을 비롯한 단원들이 상당히 젊으면서도 연주를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잊지 못할 연주였다”고 기억했다.
향후 계획과 관련 성 지휘자는 “서울시향에서는 한국 대중에 익숙한 프로그램을 많이 선보였는데, 경기필에서는 차이콥이나 브람스 등 잘 알려진 음악뿐 아니라 음악을 미술처럼 시각화한 작품들도 들려주고 싶다”며 “내년 3월에는 올해 계획했다가 하지 못했던 말러의 작품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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