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AG 주경기장 국비 확보에 여·야 따로 없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 지원에 대한 국회의 변덕이 너무 심하다. 국가 대행사를 눈앞에 두고 결속력이 없어 보인다. 예산 미확보 등으로 AG가 잘못 되면 누가 책임을 지려고 이 모양인지 답답하고 한심하다. 지역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식 발언도 볼썽사납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AG 주경기장 건설에 투입될 국비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와 위기를 맞았다. 국회 예결위원회에서 주경기장 건설비가 여ㆍ야 공통 정책예산에 아직 포함되지 않은 탓이다. 예결위와 기획재정부는 이미 내년도 본예산안에서 여ㆍ야가 공통으로 선정한 주요 정책예산(공통예산) 품목을 증액하기로 합의하고 공통예산 품목을 협의 중이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800억 원(요구액)에서 411억 원(정부안)으로 줄어든 AG주경기장 건설비 지원예산을 여ㆍ야 공통예산에 포함시켜 800억 원으로 증액시키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현재 공통예산 품목을 결정하는 예결위 소위에서 AG주경기장 건설비 지원예산이 공통예산에서 제외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공통예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증액 가능성은 거의 없어지는 셈이다. 예결위 소속 국회의원은 저마다 지역구 예산을 증액하려 하고, 우선 순위도 따진다. 저마다 예산 확보경쟁이 치열해 증액할 수 있는 예산 규모가 매우 적어지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새누리당ㆍ민주당의 시각차다. 예결위 소속 윤관석 국회의원(민ㆍ인천 남동을)은 “민주당이 인천AG예산을 여ㆍ야 공통예산에 넣으라고 요청했으나, 새누리당이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며 “공통예산에서 빠지게 되면 예산 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AG 주경기장 예산을 411억 원에서 800억 원으로 증액했는데 자칫 예결위에서 물거품이 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송영길 인천시장도 “인천AG예산은 결국 다음 인천시장이 쓸 몫인데 새누리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되도록 하려면 새누리당 측이 예산 확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주경기장 800억 원 확보에 새누리당이 비협조적이라는 식의 발언이다.

하지만 예결위 소속 박상은 국회의원(새ㆍ인천 중동 옹진)은 “인천 AG 예산은 인천시와 여ㆍ야 국회의원이 합심해 중앙정부를 설득하고 받아내야 할 예산이지 새누리당이 반대해서 안 된다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어느 쪽 말이 진실인지 모호하지만 손발이 안 맞는 것은 분명하다. 인천 신항 증심, 인천도시철도 2호선 등도 물론 중요하지만 당장 시급한 일은 AG 주경기장 건설비 확보다. 여야 합심하여 위기를 타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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