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적한 집안에서 ‘건강한 새해’ 시작하세요~

먼지 청소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갑오년(甲午年) 새해가 시작된 지 두 밤이 지났다. 사실 해가 바뀌어도 나이만 한 살 더 먹을 뿐 딱히 신통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안다. 그래도 명색이 새해인데 기념하지 않는 건 섭섭한 일. 2013년의 아쉬움과 후회, 누적된 고민을 털어버리고 새 마음, 새 기분으로 시작하려면 우선은 청소가 제격이다.

겨울은 추위 때문에 환기가 어려워지는 계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집먼지와 진드기, 곰팡이 등을 유의해야 한다. 각종 알레르기와 피부병 등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2014년의 첫 주, 작심하고 집안 곳곳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은 어떨까. 새해맞이 청소 요령을 정리했다.

■ 청소에도 순서가 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많은 것들을 채움으로써가 아니라 꼭 필요한 것만을 남기고 모두 비움으로써 더 큰 깨달음과 만족감을 얻게 된다” 법정 스님이 ‘무소유’를 통해 남긴 말씀이다. 사실 청소도 비움으로 출발한다. 치기로 사들인 물건이 쓰임도 없이 방안에 가득하다. 아까워서 혹은 나중에 쓸일이 있을 것만 같아 버리지 못하고 고이 ‘모셔 둔’ 물건들이다. 지금껏 쓰지 않은 물건은 앞으로도 쓸 확률은 극히 낮다.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니며 바로 버리거나 정말 아까운 물건은 박스에 넣어두었다가 기증하자. 삶이 한결 가벼워진다.

치운 곳을 또 치우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순서를 정하는 것이 좋다. 대체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정하면 크게 무리는 없다. 천장, 형광등, 장롱 위의 먼지를 걷어낸 다음 방바닥을 거실 쪽으로 쓴다.

걸레는 되도록 많이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걸레 한 개로 집을 다 닦다보면 정작 빨래하는데 체력이 소진된다. 낡은 수건 4∼5개를 반으로 잘라 걸레로 쓴 뒤 한꺼번에 세탁기에 돌리거나 헌옷을 한번 쓰고 버린다.

■ 대청소의 첫 고비 ‘욕실’, 식초로 싹싹!

욕실 청소는 괴롭다. 사시사철 습기를 머금고 있어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고 물때가 잘 낀다. 타일 사이 숨은 때를 벗겨내는 만능 해결사는 다름 아닌 식초다. 식초를 뜨겁게 데워 분무기에 넣고 욕실 바닥과 욕조 충분히 뿌린다. 그러다 10∼15분이 지나면 스펀지로 문질러 닦아낸다.

비닐 샤워커튼이나 거울에 붙은 비누거품과 곰팡이도 식초로 지울 수 있다. 식초 1컵과 세제 1/2컵, 낡은 흰색 수건을 세탁기에 함께 넣고 돌린다. 헹굼 과정이 끝나면 탈수하지 않고 바로 꺼내 걸어서 말린다. 이것도 저것도 귀찮을 땐 시중에서 파는 분무형 세제를 이용하자. 샤워커튼, 욕실용 신발에 자기 전 뿌려놓은 뒤 다음날 아침 뜨거운 물로 씻어 내리면 곰팡이와 검은 때가 제거된다. 변기도 밤새 락스를 뿌려놓고 아침에 물을 내리면 된다. 수도꼭지나 휴지걸이 등 금속소재로 만든 소품은 식초나 소독용 알코올을 천에 묻혀 닦으면 얼룩이 제거된다.

■ 주방 ‘기름 때’ 청소, 힘보다는 테크닉

냉장고 외부를 닦을 때도 식초는 유용하다. 스펀지나 천에 적셔 쓴다. 선반을 포함해 내부를 청소하는 방법은 약국에서 파는 글리세린을 이용한다. 천에 묻혀 닦으면 일종의 코팅 효과가 생겨 음식물 자국이 냉장고 안쪽에 들러붙지 않는다. 냄새를 없애려면 숯이나 막 걸러낸 커피 찌꺼기를 담은 작은 통을 넣어두자.

싱크대를 광낼 때는 밀가루가 효자 노릇을 한다. 물기 없는 싱크대에 밀가루 한 국자를 쏟고 부드러운 천으로 문지른 뒤 물로 씻어낸다. 물때가 끼지 않도록 마른 행주로 한번 닦아낸다.

■ 거실 청소, 먼지와 진드기 제거가 관건

거실 청소는 체력이 중요하다. 넓은 거실을 빗자루와 걸레로 일일이 쓸고 닦다보면 금세 기운이 빠진다. 따라서 적절한 휴식과 함께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목재로 된 마룻바닥은 일단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인 뒤 홍차로 우려낸 물에 걸레를 빨아 닦는다. 홍차의 타닌산 성분이 바닥을 깔끔하게 해줄 뿐 아니라 마루의 상처도 감춰준다.

패브릭 소파는 집먼지와 진드기의 온상이다. 일단 옷솔이나 청소기로 먼지를 턴다. 그 뒤 중성세제를 푼 물에 수건을 적셔 짜내 소파를 닦는다. 물기는 창문을 잠깐 열어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보일러 건조보다 좋다. 천연가죽은 전용 클리너를 묻혀 때를 지워내고 인조가족은 주방세제로 청소한다. 이때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매일 쓰는 가전제품도 살균한다. 식초나 구강청정제를 천에 적신 뒤 전화기를 닦으면 세균 번식을 예방할 수 있다. 손때가 많이 타는 노트북이나 컴퓨터 등도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하고 알코올을 면봉에 묻혀 키를 닦으면 된다. 전자제품을 청소하기 전에 플러그를 뽑아두는 건 필수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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