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학생-학교 술래잡기로 변질

최근 인천지역 일선 학교에 불기 시작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학생과 학교 간 술래잡기로 변질하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 정책 등 사회에 대한 우려를 대자보를 이용해 알리는 반면, 학교는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대자보를 무조건 철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 하늘고, 작전여고 등 일선 학교에 대자보가 붙은 데 이어 지난 2일과 3일에는 시교육청과 인천시청에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이들 대자보는 교육·사회정책에 대한 우려를 포함해 과도한 입시경쟁, 청소년 인권 문제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18일 ‘학교 면학 분위기 유지를 위한 생활지도 협조’ 공문을 각 시·도교육청에 전달하면서 대자보를 두고 술래잡기가 벌어지고 있다.

공문에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학생들의 주장이 담긴 벽보(대자보)가 면학 분위기를 해치므로 생활지도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을 근거로 일선 학교가 대자보 철거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일선 학교를 비롯해 공공기관에 붙은 대자보는 모두 철거된 상태이며, 일부 학교는 해당 학생들의 징계까지 고려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20일 인천 A 학교에 대자보가 기습적으로 붙으면서 학교가 경찰까지 부르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자보 철거에 대한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관계자는 “술래잡기 식으로 대자보를 무조건 떼어내 침묵을 강요하기보다는 청소년들의 생각과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의 장이 열려 있기 때문에 학생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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