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천인데… 버스정류장의 빛과 그림자

같은 하늘 아래 버스승강장 주민만족 ‘극과 극’
매서운 추위… 눈발 내리던 날… 버스정류장의 ‘두 모습’

인천지역 부평지역 버스 정류장이 야간 조명을 단 한 곳도 갖추지 않아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이와 달리 다른 지역은 야간 조명이 대부분 설치돼 대조를 이루고 있다.

20일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각 지자체들은 전기나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버스 승강장에 조명을 설치, 야간에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부평구는 정작 버스 승강장 766곳 중 야간 조명이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부평지역에서 밤에 버스를 이용하려면 BIS(버스정보안내시스템) 불빛이나 가로등의 간접조명을 의지해야 하며, 그마저도 가로등이 멀거나 BIS가 없는 정류장은 어둠 속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이로 인해 학교지역이나 주택가 등 버스 이용이 많은 지역은 물론 구도심이나 공단 지역 등 인적이 드문 정류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때아닌 공포체험’으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조명 없는 정류장을 이용하다 버스가 모른 체 그냥 지나쳐 야간시간에 추위 속에 십여분을 더 기다리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부평구는 고질적인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야간조명 설치를 엄두도 내지 못하다, 이제야 300만원을 들여 태양열 야간조명을 승강장 1곳에 시범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인천지역 다른 지자체들은 야간조명 설치를 우선순위에 두고 사업을 진행, 주요 승강장 대부분이 야간조명을 갖추고 있다. 서구는 현재 태양열 7곳을 포함 모두 70곳이 야간조명을 갖추고 있으며, 냉·난방시설, 자동문 등을 갖춘 다기능 승강장도 2곳 운영 중이다.

남동구는 태양열 40곳 포함 197곳이 야간조명을 갖췄으며, 다기능 승강장도 4곳이나 운영 중이다.

남동구 주민 A씨(32)는 “집 근처 정류장은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부평 쪽은 캄캄해서 휴대전화 조명을 이용해야 할 정도더라”며 “남자인 나도 그런데 밤 늦게 다니는 학생이나 여자들은 더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가로등이 충분히 있고 예산 투입도 어려워 그동안 야간조명 설치를 하지 못했다”며 “조명을 원하는 주민들이 많은 만큼 올해부터 시범사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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