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없는 인천 대학들, 부끄러운 책의 수도

대학 장서 소유 ‘전국 최하위권’ ‘세계 책의 수도’ 인천 낯 부끄럽다
인천대, 국립대 45곳중 40번째ㆍ인하대는 중위권 그쳐… 타지역 보다 열악

인천지역 대학의 장서 보유 수준이 전국 최하위권에 그쳐 유네스코 선정 ‘2015년 세계 책의 수도’ 인천의 이미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22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인천지역 일부 대학의 학생 1인당 장서 수(지난해 10월 말 기준)가 타지역 대학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대학교는 학생 1인당 장서 수가 48.2권으로, 전국 국립대(국립법인대 포함) 45곳 중 40번째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인천대보다 장서 수가 적은 금오공과대(46.8권·41위), 서울과학기술대(44.1권·42위), 경남과학기술대(42.5권·43위), 한국체육대(39.1권·44위), 한국방송통신대(6.4권·45위) 등 국립대 5곳은 체육 및 기술·이공계라는 특수성을 감안할 때, 사실상 인천대가 국립 종합대학 중 꼴찌이다.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장서 수를 많이 보유한 인하대학교도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72.7권으로, 수도권 대학(95개)과 비교하면 중위권(36위) 수준에 불과하다.

지역 내 전문대학의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더욱 심각하다. 경인여대 21권, 재능대 17.1권, 인하공전 11.5권, 한국폴리텍Ⅱ대 인천캠퍼스 5.9권에 달했다. 가장 많은 장서 수를 보인 경인여대조차 수도권 전문대학(52개)과 비교하면 중위권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33위)이다.

이처럼 인천지역 대학의 학생 1인당 장서 수가 타지역보다 열악한 수준이지만, 이는 쉽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인천대는 장서가 부족한데도 도서 구입비가 타 대학과 비슷한 수준인 예산 대비 0.5%(8억여 원)에 불과하며, 경인여대를 비롯한 지역 전문대 역시 전체 예산의 0.3~0.4%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대 학생 K씨(21·여)는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종종 학교 측에 장서 구입을 요구하고 있다”며 “급하게 봐야 할 책이 도서관에 없어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책의 수도 인천을 상징하는 대학이 맞나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대 관계자는 “학교의 장서 보유 현황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지만, 2~3년 전보다 장서 구입비를 2배 이상 늘리는 등 개선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도서관 신축 등 시설 개선 방향을 구상 중인 만큼 차츰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