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 개선 도움 안된다 판단… 신주 인수권도 처분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흔들기 논란을 빚었던 쉰들러 홀딩 AG(본보 1월 17일자 1면)가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또 유상증자 시 부여되는 신주 인수권도 처분할 방침임을 밝혔다.
쉰들러는 3일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현대엘리베이터가 계획하는 유상증자는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고 본다”며 불참 이유를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달 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천941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쉰들러는 “유상증자 이후 지분을 유지할지 매각할지는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나 일각에서 제기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재확인했다.
쉰들러는 이어 “한국은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아시아의 교두보로서 중요하게 생각해 2006년부터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며 “글로벌 매출 10조원에 달하는 쉰들러가 작년 영업손실이 2천600억원이 넘은 현대엘리베이터로 인해 주주로서 큰 손실을 봤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설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쉰들러는 또 “현대엘리베이터의 공시를 보면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파생상품 정산과 회사채 만기를 위해 상당 부분 소요될 예정”이라며 “과거에도 3차례 유상증자를 했지만 목표한 재무구조 개선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쉰들러는 “매출목표의 4분의 1 가량이 고유의 사업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것이 문제였다”면서 “그룹 오너의 계열사 지배권 유지를 위한 무리한 증자로 주주들이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쉰들러는 “그룹 오너에게 수백 통의 이메일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고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답변이 없다”고 지적했다.
쉰들러는 유상증자 시 기존 주주에게 부여되는 신주 인수권도 처분할 경우, 지분율은 현재 30.9%에서 유 21%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한편 쉰들러는 오는 7일 전 세계 애널리스트와 언론을 상대로 털레 콘퍼런스를 열어 알프레드 회장이 직접, 현대엘리베이터 투자 배경과 유상증자 불참 결정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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