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는 내렸는데 가격은 인상?’
최근 식음료업체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발표했으나 정작 원가는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재벌닷컴이 최근 가격 인상을 예고한 8개 식음료업체들의 원가를 조사하면서 드러났다.
12일 재벌닷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8개 업체 가운데 오리온과 삼립식품 등 2개사를 제외한 롯데칠성음료, 농심, 롯데제과, 크라운제과, 해태제과, 삼약식품 등 6개사는 모두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이 하락했다.
롯데칠성음료의 2013년 1∼3분기 매출(1조7천179억원) 대비 매출원가(9천951억원) 비율은 57.9%로 전년 동기(59.7%)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등의 상품을 평균 6.5% 인상하기로 했다.
새우깡 등을 8.3∼10% 인상할 예정인 농심의 매출원가 비율은 73.1%에서 72.1%로 1%포인트 낮아졌다.
롯데제과도 빼빼로 등 주력상품 가격을 두자릿수(11.1∼20%)나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매출원가 비율은
오히려 63.1%에서 62.6%로 0.5%포인트 줄었다.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매출원가 비율도 각각 2%포인트(62.2%→60.2%), 1.1%포인트(60.3%→59.2%) 하락했다. 두 업체의 상품 가격 평균 인상률은 각각 7.1%, 8.7%였다.
삼양식품은 올해 11.1~18.2% 상품가격 인상을 예고했지만 매출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78.1%에서 76.6%로 1.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주력상품 생산에 드는 원자재 가격이 대부분 하락했기 때문이다.
라면과 과자의 주원료인 소맥의 수입가격은 2012년 276원에서 지난해 239원으로 13.4% 떨어졌고 같은 기간에 팜유도 990원에서 770원으로 22.2% 하락했다.
재벌닷컴 측은 “원가상승 등으로 식음료 업체들이 상품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 대다수 식음료 업체의 매출원가는 하락했다”며 “가격 인상 명분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과도한 비용 전가를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매출원가란 상품과 제품 등의 매입이나 제조에 직접 들어간 비용인 매입원가 또는 제조원가를 뜻한다. 판매관리비는 포함되지 않는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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